국내 종합무역상사들이 플랜트사업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주)대우 럭키금성상사등
7대종합상사들은 지금까지 국내의 완성품을 해외수출해오던 관행에서
탈피,생산시설의 설계에서 가동까지 일괄수출하기위해 플랜트사업부서를
세분화하고 인력을 크게 보강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일반 상품의 수출로는 매출액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현재 전체 매출액의 15-20%에 머문 플랜트사업을 향후 3년
이내에 30-50%까지 향상시킬 다양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를위해 일부 종합상사들은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발전설비 시멘트
석유산업설비등의 플랜트 수출부서를 크게 강화했고 올연말 또는
내년초의 정기인사때 이 부문에 해외금융및 정보수집 사업기획등의
베테랑급 임직원을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플랜트부문의 매출액이 당초 목표 7억달러보다
85% 이상 많은 13억달러에 달하자 프로젝트 기계등 플랜트사업부서를
3-4개로 세분화하고 현재 1백50명선인 직원을 2백명선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플랜트 수출에 필수적인 설계및 건설 가동등의 제반업무를
수행할때 가능한한 계열사의 기술및 인력을 이용해야 부가가치가
높아진다고 판단,삼성엔지니어링및 삼성건설 삼성중공업등과 플랜트사업부문
의 업무협조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종합상사중 플랜트부문의 매출비중이 가장 큰 현대종합상사는
사업부문의 팀장에 국제입찰에 대한 전권을 부여,계열사와 함께
해외플랜트 국제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앞으로 석유화학및 시멘트 발전설비 레저타운등
대규모 플랜트수출의 비중을 크게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외
프로젝트사업에 지분참여하거나 중동 중국등에 대한 산업설비수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대우는 기계와 프로젝트로 나뉜 플랜트사업부문을 세분화,발전설비및
섬유사업 제철소등 대형프로젝트를 설계에서부터 건설 운영 시장개척까지
맡는 플랜트수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주)쌍용과 (주)선경은 플랜트사업을 앞으로 회사의 주력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확정,내년도 사업계획에 섬유 전자부문의 플랜트사업부문의
매출액을 대폭 높여 책정할 움직임이고 럭키금성상사도 러시아및
베트남 중국등지에 대한 산업설비의 수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종합무역상사들이 해외플랜트 수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것은
전기설비및 제조설비 철구조물등의 건당 사업규모가 큰데다 부가가치가
일반 상품수출보다 훨씬 높기때문이다.

또한 종합무역상사들에게 수출을 맡겨오던 국내 중소업체들이 자체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종합상사 고유의 "수출창구역할"이 퇴색하고 있는데
따른것이다.

(주)선경의 이강우업무지원팀장은 "이젠 일반 제품의 수출만으로
종합상사를 운영하던 시대는 지났다는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정보와 자금력이 뛰어난 종합상사들이 대규모 산업설비의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종합무역상사들은 국내 기업의 전체 플랜트 수출실적 36억달러어치
의 절반을 차지했다.

<김영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