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로 좌초한 패션가구의 파란들,섬유업체인 광덕물산과 동방개발,
어망업체인 남양,신발피혁원단업체인 호승등이 법정관리개시를 기다리며
전사적인 구사운동을 펴고 있다.

호황속의 산업구조조정기를 맞아 적응력을 상실, 부도 란불명예를 짊어진
이들 업체들은 뼈를 깎는 재기의 노력으로 이젠 어느정도 회생의 조짐을
보이고있다.

<>.파란들은 6월 부도이후 공장합리화와 전사적인 구사운동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8월까지 전직원이 급여를 늦게받는 고통을 감내하며 정상화에 힘쓴결과
대리점이 2백50개로 오히려 종전보다 늘어 공급물량도 부도이전수준으로
회복됐다.

회사측은 종업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이달부터는 월급을 앞당겨줄
방침이다.

인천 효성동 도화동및 조치원등에 흩어져있던 공장을 도화동으로
통폐합했고효성동공장은 통합물류센터로 활용,낭비요소를 없애고있다.

직원을 40%이상 줄여 2백22명으로 감량경영중이고 올해 외형은 3백억원
정도로 예상하고있다.

<>.광덕물산은 신사복 내수부문의 경쟁력약화가 부도의 주요원인이었던
만큼 이부문을 축소하고 캐주얼의류사업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총자산이 8백70억원으로 부채보다 4백억원정도 많아 채무상환에는
별문제가 없을듯하다.

노조와 1백여 협력업체들은 불량률제로운동등을 통해 판매증대에 힘쓰고
있다.

소래 반월 부산공장은 정상가동하고 있고 미국 UL마크를 획득한
정밀테스타기는 부도와는 상관없이 해외주문이 꾸준하다.

별재미를 못본 건설사업은 사업부폐지및 면허반납으로 중단했다.

<>.동방개발은 지난봄 부도가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인한 차입금과다에
있었던 만큼 최대한의 감량경영으로 허리띠를 바짝 죄고있다.

14개 계열사중국보상호신용금고 제일상호신용금고의 매각을 추진하는등
대부분 가동중단상태이고 동방개발 가보식품등만으로 꾸려가고 있다.

모기업인 동방개발을 회생시킨다는 계획아래 공주 블라우스공장의
내수판매를강화하고 과테말라 온두라스의 여성정장공장도 수출전략을
다시 짜고있다.

직원수는 2백60명으로 3분의1이나 감축,매출중 인건비비중을 크게
낮췄다.

<>.남양은 세계최대의 어망 로프업체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느라
전직원이 구사결의문에 서명,조기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있다.

부도 2개월후인 8월부터 수출과 내수 모두 되살아나 매달 3억원의
흑자를 내고있다.

최근의 유화가격급등이 어망 로프판매에 반영돼 매출신장에 도움이
되고있고 로프기 편망기의 판매도 본궤도에 올랐다.

올해 수출 1천9백만달러를 포함 전체매출이 2백90억원으로 작년보다
10%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호승은 신발업계의 수출저조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나 주거래은행등
채권단이 회생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어 전직원이 난국타개에 나서고
있다.

고부가가치품인 그레인피혁원단등 가공원단의 월매출이 15억원에 이르는
등 회복세에 있으나 담보능력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6월까지 원피수입을 중단,매출이 전무해 전체외형은 작년의 절반
수준인 1백20억원에 머물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있다.

<>.이들업체의 자구노력과는 대조적으로 엔젤라이프의 경우 회사간부들이
채권단과재기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나 해결책을 찾지못해 회생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너인 이문현사장이 부도직전 미국으로 도피,사실상 회사를 포기한
상태여서 사원들의 의욕만으로는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부도를 낸 광림전자를 비롯 안테나생산업체인 KYC등도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자력으로 회생하기가 힘겨운 상황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문병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