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의 부문별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중화학제품이, 대상지역으로는 개도국지역에서 호조가 이어
지고있는 반면 경공업제품과 선진국시장에서는 악전고투가 거듭되는 양상
이다.

올들어 9월까지의 수출실적을 들여다보면 반도체 석유화학 기계류(자동차.
선박포함)등 이른바 "3대 효자품목"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반도체수출은 이 기간중 수출이 88억2천6백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70.9%가 증가, 올해 단일품목으로는 처음 1백억달러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 바람에 대표적 반도체회사인 삼성전자도 제조업체로는 처음 올 수출실
적이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계류쪽에서도 한국의 간판상품으로 떠오르고있는 자동차(13.4%증가) 선박
(25.9%증가) 일반기계(29.4%)등의 고른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두 부문이 우리상품자체의 경쟁력에 의해 외국시장을 줄기차게 공략
하고있다면 석유화학제품은 "시운"의 절묘한 덕에 힘입고 있다.

미국등 주요 공급국의 석유화학공장이 잇단 설비고장으로 가동중단에 빠지
면서 "단가상승 물량확대"의 2중효과를 즐기고있는 것. 이에따라 반도체 자
동차 석유화학등 3대품목의 경우 3교대 24시간 가동을 해도 수출수요를 제
때 맞추지못할 정도의 호황을 구가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올들어 9개월동안 섬유제품은 8%, 신발은 25.2%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국내관련기업들의 높은 생산비용을 이기지못하고 잇달아 해외로 공장을 이
전하고있는데다 동남아 중국등 후발국들의 추격이 갈수록 거세지고있는데
따른 구조적 현상이다.

지역별로 봐도 지난9월중 개도국지역에선 수출이 30.6%나 늘어난데 비해
미국 유럽 일본등 선진국쪽에서는 4.3%의 증가에 머물렀다.그나마 EU(유럽
연합)에서는 수출이 7.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