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말까지 은행 가계자금 대출증가액이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의
4배에 달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14개 시중은행의
은행 고유계정가계자금 대출증가액이 3조3천4백5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증가액 8천3백93억원의 4.1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자금 대출 가운데는 주택마련 자금대출 등도 포함돼 있지만
일반대출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는 경기확장세에 편승한 가계의
과소비와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개인의 주식투자자금 등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14개 시중은행의 고유계정 가계대출 외에 이들 은행의 신탁계정
가계대출증가액도 고유계정 대출증가액과 비슷한 규모로 추정되는
데다 서민가계자금 대출을전문으로 취급하는 국민은행과 주택자금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주택은행 등 특수은행과 지방은행 대출증가분까지
합하면 전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분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14개 시중은행의 고유계정만 보면 올들어 지난 5월 한달간 가계대출
증가액이 5천4백39억원에 달한 데 이어 6월(5천2백28억원)과 9월(5천1백48억
원)의 가계대출증가액도 각각 5천억원을 넘어 이들 은행의 작년
상반기 고유계정 총 가계대출 증가액5천2백68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이같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
올들어 소매금융 확대 방침을 본격화하면서 가계를 대상으로 한
자동대출이나 대출연계 상품을대거 선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5-6월에 14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5천억원을
넘어서자 소위 "자동대출"이나 "구속성 대출"을 자제토록 강력히
지도해 7월과 8월에는 각각 3천1백57억원 및 3천4백46억원으로 증가액이
약간 줄었으나 9월에는 다시 5천1백48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14개 시중은행의 고유계정 가계대출 잔액은 8조4천6백2억원으로
작년말의 5조1백44억원보다 68.7% 증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