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92년 4월 한국이동통신의 조병일사장은 취임첫날부터 사장실로 걸려온
고객의 화난목소리에 당혹감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 통화가 안되느냐, 두달이나 지났는데도 요금고지서를
못받았다"며 질책하는 민원전화에 궁색한 답변으로 일관했던 그는 그날밤
잠을 이룰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한국이동통신이 열악했던 국내전파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13일 한국능률
협회가 선정한 94고객만족 경영혁신우수상(비제조부문)을 수상하게된 원인
이다.

최근들어 국내 각기업은 급변하는 기업환경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어지간한 대기업치고 경영혁신운동을 전개하지 않는 기업이 없을만큼 유행
하고 있다.

이같은 경영혁신운동은 대부분 손꼽히는 대기업이나 탄탄한 몇몇 중소기업
등 민간기업쪽의 성공사례는 있지만 정부투자기관이나 어느 공기업에서
성공한 사례는 찾기힘든 실정이다.

한국이통은 하루 1만건에 달하는 민원을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않고는 경영
혁신과 기업성장을 이룰수 없다고 인식, "고객불만 제로화운동"을 시작했다.

먼저 고객의 소리를 보다 쉽게 듣기위해 영업장별로 흩어져 있는 고객
상담실을 지사단위로 집중화하고 상담인력과 장비를 보완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주간에만 운영함으로써 야간에 당직실로 밀려드는 엄청난
양의 고객의 소리에 대해 만족한 응대는 불가능할수 밖에 없었다.

또 당직근무자의 잦은 교대근무와 상담의 비전문성으로 오히려 고객의
원성만 높아갔다.

이회사는 따라서 고객이 전화를 하고 싶을때는 언제든지 할수 있게
24시간 상담, 영업, 아프트서비스를 전담하는 "24시간 고객센터"를 개설
했다.

이를위해 고객상담전용 전화회선을 총 2백80회선으로 늘리고 전국적으로
9개지사 2백명의 상담요원을 확보, 국내 최초로 24시간상담체제를 갖췄다.

이회사는 특히 고객불만사항중 휴대폰단말기 고장수리및 분실신고가
많은 점을 착안, 통신기기업체에서 해야할 일인 단말기고장수리도 해주게
됐다.

또 경찰청및 교통방송국과 협조해 분실단말기를 습득, 신고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해주면서까지 분실단말기를 주인에게 찾아줌으로써 고객의 신뢰도를
높여 나갔다.

여름휴가철이나 명절때면 이동전화고객들을 위해 교통방송국이 한국이동
통신것이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교통방송과 공동으로 이동기지국을 운영
하는등 원활한 통화소통에 주력했다.

24시간고객센터는 현재도 하루평균 1만9천여건이 넘는 안내및 상담을
비롯 주소변경 1천2백여건, 요금문의 7천여건 단말기 분실신고접수 4백
50여건등 고객의 불만을 처리해 주고 있다.

한국이통은 이와함께 고객은 최대의 자원이며 기업경영의 목적이라는
의식아래 "Before Service"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사무실에 앉아서 고객불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30여명의 CS(고객
만족) 요원에 의한 방문으로 고객이 원하는 사항을 직접 듣고 즉시 해결해
주는 서비스.

이회사는 이처럼 고객불만 제로화운동의 결과 불만성문의가 24시간고객
센터개설전 49%에서 지금은 17%로 3분의 1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한국이통은 또 고객의 불만을 경영에 반영,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조사장은 출근과 동시에 가장 먼저 팩스로 보고되는 24시간 고객센터의
분석자료를 살피는게 일이다.

고객불만은 즉시 관련부서에 통보돼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이회사는 이와함께 임직원에 대한 의식개혁운동을 전개, 직원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하나로 창조팀을 구성, "버리기운동" "94신풍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투자기관인 한국통신의 재출자기관으로서 몸에 배여온 관료주의적이고
타성적인 체질을 벗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공기업민영화정책에 따른 변신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직원의 의식이 바꿔여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이통은 이와함께 전파취약지역에 중계기를 설치, 통화품질향상을
꾀하고 국내 이동통신산업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사는 "이제는 우리도 달라져야만 한다" "이제는 고객이 만족해야만
한다"라는 도서를 편찬, 고객을 위하는 끊임없는 마음을 추스리고 있다.

조사장은 "고객을 위한다면 뒤짚어라"는 사고아래 기업경영은 고객을
제일위에 두고 다음 직원 임원 사장순으로 내려오는 역피라미드형일때
혁신이 가능하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한국이통은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84년 무선호출사업을 시작한 이래
불과 10여년사이에 국내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미래 첨단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조사장은 능률협회로부터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형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