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에는 아직도 카테고리킬러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카테고리킬러란 한마디로 한가지 계열의 상품들을 폭넓고 깊게 구성하여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문점을 말한다.

예를 들면 완구만을 전문으로 하는 토이저러스나 중저가 캐주얼의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의류소매유통업체인 갭이나 리미티드등이 대표적이며
취급상품군이 종합적인 백화점같은 업태의 특정상품 카테고리를
잠식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카테고리킬러는 완구 집안수리용품 뿐아니라 대형 문구점등 다양하며
가장 많이 일반화된것은 패션전문점과 가전양판점이다.

국내에서도 가전제품의 경우 전자랜드 하이마트등 카테고리킬러형
양판점이 발달돼있으나 여타 품목의 전문화는 더딘 편이다.

미국 소매업계에서는 각부문의 카테고리킬러들이 대형소매점들의
상품군을 부문별로 잠식해가면서 위력적인 존재로 떠오르고있다.

전문점화는 회원제창고형클럽 디스카운트스토어 아웃렛등에 의한
가격파괴와 함께 미국 유통업계의 발전방향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주택의 건축.보수용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홈센터는 카테고리킬러중
에서도 최근 급성장하고있는 신업태이다.

80년대초부터 급성장한 이업태는 미국의 중산층이 교외주택으로 이전하고
높은 인건비와 불경기로 직접 자기집을 수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급성장했다.

대표적 업체인 홈데포는 교외의 창고형매장에 주택의 건축.보수용품을
모아놓고 시중가격보다 20~3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회원제창고형처럼 매장설치 비용을 절감하고 싸게 팔지만 취급품목이
전문적인 만큼 전문판매직원이 있어 상품지식을 친절히 안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취급품목은 공구 조명기구 욕실용품부터 인테리어용품 페인트에 DIY가구
까지 집을 수리하고 꾸미는데 관계있는 상품 약 3만여가지가 망라돼있다.

지난78년 설립된 홈데포는 최근 6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37.5%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9억2천3백87만달러에 달했다.

완구전문점인 토이저러스의 경우 완구시장의 25%를 점하고있으며
최근에는 아동복소매체인 키드저러스까지 설립했다.

이와함께 유통업 침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시장에 진출해서도
성공을 거두고있다.

리바이스청바지 판매회사로 출발한 갭은 개성있는 독특한 스타일로
젊은층에 어필,남성의류매장인 바나나리퍼블릭과 아동복 갭키즈등을
설립하고 최근에는 저가의 네이비클로징 브랜드까지 인수하는등
확장일로에 있으며 수익증대를 위해 고가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대형백화점들이 의류부문에서 이런 전문소매업체들에 경쟁력을 상실한지
오래이며 앞으로도 카테고리킬러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각전문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가지고있는 이들 카테고리킬러업체는
최근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있다.

이미 의류전문업체인 갭이 국내시장에 진출했으며 토이저러스 역시
국내 진출 소문이 끊임없이 돌고있는 실정이다.

카테고리킬러는 여타 업태보다 매장확보나 영업등에서 국내 유통시장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평가되고있어 96년 유통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주목을 끌고있다.

<고지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