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반이후 식음료업에서 비교적 외형신장속도가 빠른 업종은
청량음료였고 회사별로 매출액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오뚜기식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1백대기업의 한자리를 변함없이 차지하고
있는 회사는 제일제당 1개사에 불과했다.

능률협회가 집계 발표하는 기업들의 영업실적을 토대로 25개 식음료업체의
85년과 93년 매출액및 순이익을 비교하면 음료업체의 매출신장률이 높은 것
으로 조사됐다.

청량음료의 양대메이커인 해태음료와 롯데칠성음료는 85년 6백20억6천7백
만원과 1천2백43억8천만원에서 93년에는 각각 4백54.6%와 3백16.6% 늘어난
3천4백42억3천2백만원과 5천1백82억2천1백만원의 매출을 올려 식음료의
평균증가율 1백79.2%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이들 두업체는 식음료업계의 매출랭킹에서도 85년의 22위와
11위에서 8위와 4위로 부상,음료업이 최근 수년간 고성장을 이룩했음을
입증했다.

불황에 강하기는 하지만 외부환경변화에는 둔감한 체질을 갖고 있다는
속성을 대변하듯 식음료업체들은 자동차 전자 컴퓨터등 최근 수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지속한 타업종의 기세에 눌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식음료업체는 국내전체기업간의 매출순위경쟁에서 뒷걸음질을
면치 못했다.

1백대기업에 계속 랭크되고 있는 제일제당도 순위가 85년의 36위에서
93년에는 44위로 후퇴했으며 농심 미원 삼양식품등 3개사는 1백위밖으로
밀려났다.

매출액순위가 올라간 업체는 25개사중 롯데제과와 동양맥주를 비롯
롯데칠성음료 한국야쿠르트유업 해태음료 동원산업 오뚜기식품등
7개사에 그쳤다.

8년동안 매출이 무려 7배이상 늘어난 오뚜기식품은 꾸준한 품목다양화와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으로 판로를 크게 넓히며 종합식품회사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한 것이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산균발효유와 라면을 시판중인 한국야쿠르트유업은 취급품목수의
절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발효유3개제품(액상 호상 드링크)이 모두
발효유부문의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릴만큼 탄탄한 시장기반을 구축해
놓은 것이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만한 현상은 매출증가율이 50%안팎에 그친 삼양식품과 동방유량및
해태유업등 3개사. 삼양식품은 89년의 우지라면파동에 발목이 잡혀 성장
에너지가 크게 위축됐다.

또 동방유량과 해태유업은 품목다양화및 사업다각화를 통한 기업변신과
판로확장에 뒤진 것이 결정적인 마이너스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5개 식음료업체의 93년 매출액 합계는 삼성물산의 13조3천2백여억원
의 70%에도 못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 양승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