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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보험에 대한 관심이 중독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불상사에 대한 대비도 그렇거니와 일반복지수요를 충족시키는 등 보험은
어느새 우리생활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보험은 원래 서양에서 시작된 산업이긴 하나 우리나라에도 그 원류를
따지자면 꽤 오래된다.

삼국시대나 고려때 보나 조선시대의 구빈제도,계등 모두가 상부상조의
보험정신을 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보험산업은 일반의 몰이해와
부정적 인식으로 점철돼왔다.

보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매주 목요일 송재조기자의 보험이야기를
싣는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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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은 잘 모르는 이도 영국의 로이드,또는 로이드보험이란 얘기는
한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로이드를 정확하게 아는 이는 드문
것 같다.

로이드보험사라는 "회사이름"도 자주 듣곤한다. 그러나 로이드는 보험사
가 아니다. 로이드는 보험상품을 팔지않는다. 보험사고가 나도 보험금을
지급하지도 않는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내린 정의는 이렇다. "해상보험및 거의 모든
보험, 특히 위험이 크고 이상한 것을 개인의 무한책임으로 인수하는
보험업자의 조직" 로이드는 한마디로 개인보험업자의 집단이다.

하지만 로이드는 막강하다. 지금도 전세계 보험사들이 해상보험
항공보험등 거대한 손해가 예상되는 물건을 보험에 가입시킬때 드는
비용(보험요율)은 거의 모두 로이드의 결정에 따를 정도다.

"보험의 메카" 로이드의 형성과정을 보면 흥미롭다. 로이드는 원래
다방이름이었다.

영국에 다방이 처음 등장한 것은 1650년께 옥스포드에서였다고 하는데
로이드는 그보다 20년가까이 지난 1688년 타워가에 세워졌다.

다방이름은 주인인 에드워즈 로이드의 이름을 본땄다. 이 다방은
템즈강가에 위치해 개점초기부터 선장 선원 무역상들이 단골로
드나들었다.

신문등 매스미디어가 없었던 그 시절 다방은 드나드는 손님의 입과 귀를
통해 최신정보를 나누는 장소의 역할을 했다.

특히 로이드에선 단골손님의 특성덕분에 해상에서 일어난 일에 관한
정보를 얻는 곳으로 유명했다.

여기서 얻는 정보는 보험인수의 기본이랄수 있는 "정확성 내지 신뢰성"
바로 그것이었다.

로이드는 한걸음 더나아가 고객에게 최신정보를 제공하고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선착장에서 다방까지 달려와 소식을 전하는 급사까지 두었다.

결국 이다방에 드나들던 보험업자들이 조합을 만들게 됐다. 그후 거래
규모가 커지자 로이드는 당시 양대보험사의 하나인 로얄익스체인지
어슈어런스내에 보험거래소를 개설했다.

이 거래소는 영국을 보험의 종주국으로 만든 로이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로이드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이다. 조직이 독특하고 개인회원이 무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과거 3백년동안 로이드의 보험증권은 단한번도 지급불능사태를 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로이드의 신용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금도 독립사업체인 개인이 투자금액의 몇배에 달하는 보험금을 지급
하게돼 파산을 하게되어도 로이드의 중앙기금이 이를 보전해줘 계약자에겐
손해를 입히는 일이 없다.

이같은 로이드의 신용과 투철한 보험서비스는 20세기이후 막강한 자본력
과 조직력을 갖춘 미국계 보험사와 자존심을 건 경쟁에서도 이겨낼수 있는
원천이 되었다.

조직도 특이하다. 매년 숫자는 일정하지 않지만 대체로 2만여명의 개인
회원이 신디케이트라는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인수한 보험물건에 대해
무한책임을 진다.

개인회원들로 구성된 신디케이트는 2백20~2백30개에 이르며 이신디케이트
는 다시 매니징 에이전시라는 조직에 경영을 위탁하고 있다. 매니징
에이전시 규모가 큰 것은 15개이상의 신디케이트를 운영하기도 한다.

로이드의 3백년 역사는 앞으로도 보험사업자의 신용과 서비스정신을
대변해 줄게 분명하다.

<송재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