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섬유산업은 90년대들어 경기후퇴와 더불어 만성적인 인력난, 노동
생산성을 웃도는 임금상승, 선진국에 비해 저위에 있는 기술수준등의 요인
에다 저임노동력을 무기로한 중국 동남아등 후발개도국의 추격등으로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가품시장에서는 이탈리아 프랑스등 선진국제품에 밀리고 중저가제품시장
에서는 후발국에 밀리는 샌드위치현상으로 국제시장에서 한국산 섬유류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이다.

이에따라 85년이후 연평균 15%선에 이르렀던 섬유류수출증가율이 90년
유례없는 감소를 기록한후 매년 2~3%선의 소폭 증가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섬유산업경기의 퇴조현상은 무엇보다 국내업계의 생산설비구조가
낙후돼 있고 투자마인드가 위축돼 왔으며 3D업종 기피현상에 따른 전반적인
인력난에 주로 기인한 것이다.

또 기술및 신소재개발이 선진국에 비해 활성화돼 있지 못하고 관련계열
기업간 협업이 미흡한 문제점도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생산시설구조 ]]]

국내 섬유업계의 생산시설은 노후도가 높고 메커트로닉스기술등이 복합된
시설가동능력이 부족하다.

화섬시설은 92년말기준 일산 4천5백52t 가운데 47%에 이르는 2천1백40t
규모의 설비가 감가상각기간인 6년을 지난 노후설비이며 방적기는 4백
67만추중 무려 76.9%에 달하는 3백59만8천추가 설치된지 9년을 지난 노후
설비다.

그밖에 직기 편직기 염색가공기 재봉기등의 노후도도 대부분 40%를 넘고
있는 수준이다.

생산시설이 이처럼 낙후된 것은 그동안 섬유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이 소홀
함으로써 투자마인드가 크게 위축돼온데 따른 것이다.

지난 88년이후 국내 전체 제조업의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8.1%에 이르렀으나
섬유산업의 경우 5.6%에 그쳐 상대적으로 투자가 매우 부진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은행 조사)

자동화수준도 매우 낮다.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자동화율은 약 45%수준으로 일본의 80%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 기술.소재개발 수준 ]]]

국내 섬유산업의 기술수준은 전반적으로 경쟁국인 대만 홍콩에 비해서는
약간 앞서 있으나 일본등 섬유선진국의 70%수준에 도달해 있다.

가장 경쟁력있는 화섬의 경우 선진국의 85%수준인 반면 염색가공분야는
60%로 낙후돼있다.

가령 기술요소별로 선진국과의 경쟁수준을 평가할때 면과 모혼방사의 화학
처리를 통해 염색성을 개선하는 기술수준은 55(일본 1백), 불규칙단면사
개발기술은 60(이탈리아 1백), 폴리프로필렌가공 면직물개발기술은 70(일본
스위스 1백), 효소를 이용한 직물의 유연가공기술은 80(일본 1백)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제품생산비중이 낮아 차별화소재의 개발이
저조하고 패션제품의 수출비중이 거의 무시될 정도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차별화소재 생산비중이 평균 65%인데 비해 한국은 15%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패션제품수출비중은 이탈리아가 전체 의류수출의
55%에 이르고 있으나 한국은 겨우 2~3%에 불과하다.

거의 모든 수출제품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선진국은 섬유생산시설이 첨단화 자동화되어 생산성향상을 바탕으로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

한국의 섬유업종별 생산성수준은 일본에 비해 화섬과 면방적이 70%, 제직이
50%수준에 그치고 있다.

섬유기술개발을 위한 연구력도 매우 부족하다.

섬유산업은 국내 제2위의 수출산업이자 최대의 고용산업인데도 불구, 공공
섬유연구기관은 단 한곳도 없어 섬유기술에 대한 정보력은 물론 중장기적인
기술개발을 기대할수 없게 만들고 있다.

반면 일본은 49개, 독일은 25개, 이탈리아는 13개의 공공연구기관을 보유
하고 있으며 후발국인 중국만 하더라도 85개에 이른다.

기업부설연구소가 화섬분야에서 12개, 방적분야에서 4개, 봉제부문에서
4개등 모두 27개가 있으나 이것도 일본의 8백69개와 비교하면 매우 취약한
구조이다.

그 결과 기업의 연구개발투자가 매우 저조, 국내 섬유기업부설연구소의
매출액대비 연구개발투자비율은 겨우 0.96%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일본은 2.9%에 이르고 있다.

[[[ 인력.협업구조 ]]]

국내 섬유산업의 고용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으며 다운스트림으로 내려
갈수록 그 현상은 더욱 심하다.

섬유산업고용인력은 지난 88년 74만2천명에 이르렀으나 90년 54만4천명,
91년 53만8천명, 92년 50만명, 93년 42만5천명수준으로 해마다 큰폭 줄어
들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고급기술인력이 부족할뿐 아니라 각 생산현장의 기능인력
이 절대적으로 모자라 면방 모방 제직 염색 봉제등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인력부족으로 가동률이 낮아지고 있다.

섬유는 대표적인 가공산업인데도 수직 수평간의 협업및 정보교류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과거 섬유산업이 안정된 고속성장의 양상을 나타내면서 협업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던데 기인한다.

더욱이 중소섬유업체의 대부분이 임가공업체로 전문화 특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기술축적이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섬유산업의 임가공업체비율은 직물의 경우 75%, 염색 90%, 니트및
봉제는 75%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