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약속어음유통으로 금융기관들이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공교롭게 같은 시점에 양도성예금증서용지 50장까지 분실돼 금융기관들에
비상벨이 울렸다.

92년 11월 동화은행에서 위조CD가 적발된후 한동안 조용했던 금융기관들이
또다시 위조파동에 휘말리게 됐다.

특히 이번 위조약속어음은 그 기법이 너무나 정교해 은행에 지급제시되기
전에는 위조여부를 가리기 어려워 금융기관들의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이번에 서울상호신용금고가 H금속, D제약의 위조약속어음을 발견한 것도
할인해주고 난뒤 5개월정도가 지나서였다.

서울신금이 X상사로부터 위조어음을 받아 할인해준것은 지난 3월22일부터
31일사이.

정상어음인 모제지회사어음과 함께 할인해 줬었다.

이를 5개월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최근 만기가 돼 거래은행에 결제를 요청
했으나 위조어음임을 통보받은 것.

이어음은 옵셋인쇄한 어음용지에 정상적으로 발행된 어음과 같은 금액
발행인및 배서인등이 기재되고 날인돼 정상어음으로 간주될수 밖에 없었다.

어음 수표감별기로 진위여부를 확인해도 위조방지용형광물질마저 정상어음
과 같이 나타나 확인자체가 불가능했다.

발행인앞으로 확인전화를 해볼수 있으나 정상어음과 금액, 일련번호,
지급기일이 같아 "정상"이라는 소리를 들을뿐이다.

은행감독원관계자는 너무 정교하게 위조돼 고도기술을 가진 인쇄업자와
짜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위조범들은 금융기관들이 선뜻 믿을수 있도록 어엿한 상장업체어음을
위조했다.

H금속이나 D제약은 실명만 대면 금방알수 있는 기업들이다.

이때문에 거래은행에 결제요청을 한뒤에야 위조임이 드러난 것이다.

거래은행은 거래기업들에 약속어음을 일정량씩 교부해줘 어음거래내역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거래은행은 이미 결제된 것과 같은 어음이 또다시 결제요청되자 거래기업에
확인, 위조임이 드러났다.

굳이 눈으로 위조임을 식별할수 있었던 것은 지급은행의 로고가 조잡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금융기관과 관련기업들의 피해다.

이번 건은 X상사가 할인해 갔으나 X상사가 위조를 한 장본인인지, 아니면
다른 위조범으로부터 받은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이위조어음이 신용금고에서 할인되기전 몇차례 유통됐느냐에 따라 피해자가
더 늘수있다.

어음을 할인해준 서울신금이 X상사로부터 담보를 잡지 않았다면 역시
피해를 보게 된다.

이번위조어음은 발행단위가 장당 1천만원에서 2천만원정도다.

장당 발행금액은 크지 않으나 아직 거래은행에 결제요청되지 않은 위조
어음이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다.

비슷한 시기에 대전에 있는 농협출장소에 보관중이던 양도성예금증서용지
50장이 분실돼 이역시 위변조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분실된 상태에서는 발행금액이나 지급일 지급은행의 직인등이 찍혀있지
않았으나 이를 누군가가 취득, 금액과 발행일등을 정교하게 기재한다면
얼마든지 유통시킬수 있다.

CD의최저 발행단위가 3천만원으로 50장이 모두 최저발행단위로 발행된다면
15억원어치가 된다.

발행금액은 더 커질수 있다.

만일 이 분실된 CD가 위조돼 유통된다면 산 사람은 해당 농협출장소에
정상발행여부를 확인하지 않을 경우에는 위조여부를 식별할수 없다.

CD위조파동으로 몸살을 앓았던 92년 11월 이후 1년9개월만에 또다시 금융
기관들은 또다시 위조신드롬에 시달리게 됐다.

당시 위조CD가 발견되자 은행마다 달랐던 CD용지양식을 통일하는등 응급
조치를 취했으나 이번에는 약속어음을 위조하는 수법이 동원됐다.

은감원이 위조약속어음이 유통되고 CD용지가 분실된 사건을 보고받자마자
즉각 전금융권에 "주의"공문을 보냈으나 패해확산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