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사는 지난89년 극심한 노사분규로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에 빠졌다.
89년초에 발생한 36일간의 파업으로 4천5백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조직질서가 무너졌으며 노사간 불신풍토가 조성됐다. 납기지연과 품질
불량도 자주 생겨났다. 시장점유율이 낮아지고 바이어들이 이탈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금성사는 이같은 경영위기를 극복하기위해 89년부터 경영혁신활동에
들어갔다. 회사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산성을 높이기위해 각 사업부
(OBU)별로 종합생산성관리(TPC)운동을 시작했다.

창원1공장 냉장고사업부(냉기OBU)는 89년8월 월드컨설팅컴퍼니(대표
백대균)와 컨설팅계약을 체결, TPC운동에 나섰다. 이사업부는 우선
경영혁신 1단계과정으로 의식개혁운동을 시작했다.

정리 정돈 청소 청결 습관화등 5S운동을 추진하는 한편 한마음교육
팀빌딩교육 자기성장프로그램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했다.

또 최고경영자와 관리자들이 일찍 출근하고 아침저녁으로 품질회의를
열어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솔선수범했다.

냉장고사업부는 이같은 의식개혁운동을 통해 경영혁신운동을 추진할수
있는 기반을 어느정도 마련했다고 판단,90년부터 현장개선작업에 나섰다.

유연생산체제(FMS)구축을 목표로 생산라인을 재배치, 1천8백m에 달했던
냉장고생산라인을 9백m로 단축했다. 또 부품공급라인을 직선화하고 1천
9백명의 생산직근로자를 1천5백여명으로 줄였다.

불합리한 조직과 생산라인,불필요한 재고,불균일한 품질등 3불추방운동도
추진, 설계와 생산 판매단계의 문제점들을 개선했다.

냉장고사업부는 91년들어 라인스톱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59개라인
으로 구성됐던 냉장고생산라인을 단일화,특정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라인을 중단시킬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2시간이 걸렸던 금형교환시간을 25분으로 단축, 모델교체에 따른 생산
감소를 최소화했다. 생산라인에 대한 합리화작업이 어느정도 진전됨에
따라 냉장고사업부는 92년부터 물류개선작업을 추진했다.

납품차량의 혼잡을 줄이기위해 부품조달에 고속도로 톨게이트방식을 도입,
앞차가 물건을 내린후 뒤차가 순서대로 들어설수 있도록 했다. 이에따라
납품소요시간이 1백50분에서 35분으로 줄어들었다.

냉장고사업부는 또 품질향상을 위해 3개년계획으로 1백PPM(1백만분의1)
운동을 추진했다.

93년에는 불량품을 출하하지 않는 전수검사시스템을 갖췄으며 올해에는
공정에서 불량이 발생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고있다. 내년에는 고객과
생산현장의 의견을 제품에 반영,고객이 필요로 하지않는 제품은 만들지
않기로했다.

냉장고사업부는 이를위해 결함을 최소화하고 부품낭비를 없앴으며 고객
불만공정 법규공정등 주요공정의 효율적관리를 추진했다. 또 품질검사와
정규검사(타임체크),순차검사(다음공정의 작업자가 전작업자의 품질을
검사하는것)를 도입했으며 품질반성회를 매일 실시했다.

종합생산성관리운동의 마지막단계는 효율적인 생산관리시스템의 구축이다.
냉장고사업부는 오는97년까지 협력업체를 포함한 전분야의 온라인
전략정보시스템을 만들기로했다.

컴퓨터통합생산(CIM)방식에 의한 공장자동화와 어떤 모델의 제품이라도
생산할수있는 혼류생산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냉장고사업부의 목표이다.

금성사 냉장고사업부는 89년부터 5년동안의 경영혁신운동을 통해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93년의 1인당생산액은 89년에 비해 1백89% 늘어났으며
1인당생산대수는 73.9% 증가했다. 또 공정불량률은 92.9%가 개선됐다.

이에따라 냉장고사업부의 매출액은 1백34.9%,순이익은 3백46% 급증했다.
이 사업부는 종합생산성관리운동을 10개년계획으로 추진하고있다.

경영혁신프로그램을 자주 바꾸지 않고 지속적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해야
성과를 낼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1,2년정도의 경영혁신운동을 통해 많은 성과를 내려는 기업들이 대부분인
국내현실에 비추어볼때 금성사 냉장고사업부의 10년간 종합생산성관리운동
은 주목할만한 경영혁신사례로 보인다.

<현승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