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시장에서 선풍적인기를 끌어왔던 저온살균우유의 판매가 퇴조를
보이고있는 반면 유지방함량을 강화한 고지방우유의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고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반우유와 살균방식의 차이점을 앞세운 저온살균우유
는 파스퇴르유업이 첫발매를 시작한 지난 87년이후 후발업체들의 경쟁적
참여와 적극적인 판촉공세로 수요가 꾸준히 늘어왔으나 최근들어 판매량이
뒷걸음질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우"브랜드의 저온살균우유 제품을 92년 8월부터 선보인 남양유업의
경우 금년 상반기 판매액이 약 75억원에 그쳐 작년동기의 81억원보다
7.4% 감소했으며 매일유업의 "비피더스"우유는 약 25억원에서 24억원으로
4%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3월부터 저온살균우유 시장에 뛰어든 서울우유도 작년 하반기중
한때 5억원이상을 유지했던 월매출이 최근 4억원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달리 유지방함량을 4%안팎으로 일반우유의 3.4%보다 크게 높인
고지방우유는 작년말부터 인기가 꾸준히 상승,수요가 확대되면서 각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줄을잇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지방 4.2%의 제품을 판매중인 매일유업은 발매초기인 지난 92년의
하루판매량이 3-4만개에 불과했으나 올들어서는 20만개의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생큐4.3"의 브랜드로 금년 5월부터 유지방 4.3%의 제품을 내놓고있는
빙그레는 6월 한달동안 6억6천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같은 소비추세를 감안, 남양유업도 유지방 4.5%의 고지방제품 발매를
서두르고 있다.

저온살균우유의 인기가 주춤해지고 고지방우유의 판매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저온살균우유의 판매가격이 일반우유에 비해 최저 50%이상
비싸 수요저변확대에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있는데 따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의 한관계자는"살균방식의 차별화가 이제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더이상 자극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일반우유보다 맛이
더 고소하면서도 영양이 강화된 고지방우유를 선호하는 추세가 계속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양승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