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김문권기자] 현대중공업 장기분규로 매출손실은 물론 대형공사
수주에 실패하는등 피해규모가 날이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사태는 5일 파업43일째로 장기화돼 회사자체의 매출손실만
3천3백83억원에 이르고 수출피해는 2억2천7백만달러며 협력업체 피해는
1천1백20억을 넘어서고 있다.

더구나 현대중공업이 수주할 예정이던 7억달러 상당의 선박 및 플랜트
대형공사가 노사분규를 우려한 발주사가 계약일보 직전에 거래선을 변경
하는 바람에 경영상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지난달 29일 수주할 예정이던 미국 텍사코
석유회사의 5억달러 석유생산 설비공사가 최종협상과정에서 경쟁사인
영국의 A.B.B.사로 넘어갔다.

지난6월부터 이 공사를 따내기위해 노력한 현대중공업은 A.B.B.사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했으나 발주사인 텍사코사가 "파업이 빈번히
발생하는 업체에 대형공사를 맡길 수 없다"며 막판에 공사업체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말에는 조선사업부가 외국의 모업체로부터 척당 1억달러 상당의
30만톤급 초대형유조선 2척을 수주할 예정이었으나 계약직전에 유럽의
모조선소로 넘어갔다.

수주담당 회사관계자는 "제시된 가격은 만족할만하나 노사분규로 공기를
맞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막대한 금액의 공사를 믿고 맡길 수
없다고 발주사가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회사측은 "분규로 그동안 쌓아온 세계일등 조선소의 신용과
영광을 잃고 있다"며 "일감부족으로 허덕이는 삼류회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1천5백여 협력업체들도 모기업의 파업과 직장폐쇄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해 있다.

호승산업 신한기계등 대부분 업체가 조업단축과 장기휴가를 실시하는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현대중공업이 조기에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부도로 넘어질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회사 인근의 개미식당등 상가의 매출이 평상시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고 오는10일 2만6천여명의 종업원 임금이 지급되지 못할 경우 지역
경제에 연쇄적으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협력업체 협의회및 울산지역 민간단체 2만6천여명은 6일 오후
2시 태화강고수부지에서 "현대중공업 노사분규 조속타결 촉구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