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 럭키금성경제연구소 소장 >

올상반기 8.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 경제는
하반기에도 7%이상의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의 연간 성장률은 7.5~8%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6%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성장률이 8%가까이로 상향조정된데는
대외경제환경의 긍정적인 변화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회복속도가 빨라졌으며 엔고현상이 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금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4년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당기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도국들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선진국들의
경기도 되살아 나고 있다.

선진국가운데 특히 미국의 경기회복이 돋보인다.

지난 90년이후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미국경제는 경영혁신과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이 제고되면서 3.5%내외의 성장활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U경제 역시 금리인하에 의한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수출이
호전됨에 따라 마이너스성장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엔고와 정국불안으로 2중고를 겪고 있어 경기회복여부가 다소
불투명하지만 일단 경기저점은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때 원자재가격의 상승기세가 다소 우려되기는 하지만 당분간
세계경제는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고의 행방이 또 하나의 관심사다.

한동안 주춤했던 엔고현상은 하반기들어 기록경신을 재개했다.

지난 6월21일 달러당 1백엔의 마지노선이 붕괴되더니 7월들어 97엔의
벽마저 돌파됐다.

엔화가 이처럼 초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미일간 무역역조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채권시장 불안이 가장
기본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경제 회복과 엔고현상은 우리의 수출경기를 부추겨 경제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상반기중 수출증가율은 12.7%에 이르렀으며 연간으로도 11%를 넘어 3년만에
처음으로 두자리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공장을 쉴새없이 가동하고 있으며 부족한
설비를 보충하기 위해 설비투자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경기측면에서만 본다면 우리경제는 과열을 우려할 만큼 잘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모양새 좋은 경제를 보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걸리는 것이
있다.

우리경제의 성장활력이 뚜렷한 경쟁력 향상을 수반하지 않은채 외부환경의
긍정적 변화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 금리 지가등 요소비용이 경쟁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데다 사회간접
자본의 부족현상은 심화되고 기술개발노력도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경쟁력 향상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요인들중 어느것 하나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경기회복은 기업과 정부가 합심하여 경쟁력
강화에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미국의 생산성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6%씩 증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유럽과 일본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홀로 일어설수 있었다.

외부여건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이러한 호기를 활용하여 우리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구조의 조정, 금융산업의 구조개선등 정부차원의 구조조정노력과 함께
신축성 효율성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개별기업들의 경영혁신노력이 이루어
져야 한다.

우리경제가 직면해 있는 위기상황은 결코 해소되지 않았으며 외부여건만
바뀌면 그것은 곧바로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고통의 수반없이 경쟁력은 결코 강화되지 않는다.

성장률이 다소 높아졌다고 해서 경쟁력강화라는 큰 목표를 잊으면 안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근로자 기업가 정부가 하나로 뭉쳐 노력을
결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방화 세계화의 높은 파고에 밀려 덧없이 스러지는 우리
경제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