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리나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헤지)하기위한 갖가지 형태의
"금리및 통화스와프이나 선물환"(통칭 파생금융상품)거래가 점차 늘고
있으나 기업의 경영자들이 "긁어 부스럼 만들지말자"는 식으로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필요한 만큼 활성화되지는 않고있다.

산업은행이 19일 내놓은 "국제금융시장의 환경변화와 기업의 대응"자료를
비롯, 각 은행의 보고서에 이같은 실상이 잘 나타나 있다.

우선 환율변동이 가져올 미래의 손실을 피하기위해 활용될수 있는
선물환거래는 극히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다.

물론 통계상으론 선물환거래가 92년 1천6백49억달러에서 93년에 2천7백
88억달러로 69%늘고 1.4분기에도 9백91억달러에 달했으나 이는 진정한
의미의 선물환이라기 보다는 익일결제(오버나이트)가 대부분이다.

선진국에서는 익일결제를 선물환이라고 보지 않는다. 선진국은행들은
최소한 일주일후나,아니면 몇개월후의 환율을 미리 정하는 거래를 제대로
된 선물환으로 간주하는데 한국에서는 이같은 거래는 거의없다.

진정한 의미의 선물환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선물환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선물환이란 현재의 환율을
기준으로 양국의 금리차이를 감안해 미래의 환율을 미리 약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금리와 선진국금리의 차이가 너무 커 이를 환율에 반영할수가
없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예컨대 원화와 달러화의 선물환을 양국금리를 반영해 결정한다면 현물환
과 선물환이 큰 폭으로 달라져야 하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실질적의미의 선물환거래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진국과의 금리차이가 좁혀지고 실질적인 금리자유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선물환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을 기대할수 없다.

이같은 금융시장의 한계 못지않게 경영자들의 마인드가 성숙되지 않아
위험회피거래가 필요한 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면도 많다.

금리스와프거래를 예로 들어보자.

최근 런던은행간금리가 3개월물기준으로 연5%를 넘어선 적이 있었다.
이는 작년말에 비하면 1.5%포인트 가량 올가간 것이다. 작년말엔
리보금리가 오를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이 경우 리보에 연동되어있는 변동금리부채무를 지고 있는 기업들은
지급이자가 늘어날수 밖에 없다. 이때 활용되는게 변동금리부채무를
고정금리부채무로 바꾸는 금리스와프. 기업측은 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고정된 이자만 물면 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금수급계획을 세울수 있어
이용해볼만 전략이다.

그러나 향후 국제금리가 일반의 예상과 달리 떨어질 경우 금리스와프로
오히려 손해를 볼 것이라며 미온적인 입장을 보인 경영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금리스와프를 한후 국제금리가 오르면 이익을 보지만 떨어질 경우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못하기 때문에 긁어 부스럼만들지 말자는 식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산업은행관계자는 이와관련, "위험회피거래로 손해를 볼수도 있지만
금리나 환율변화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게 기업경영에는 더 중요하다"며
"선진국기업들처럼 이 부분에 눈을 떠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최근들어서 그같은 위험회피거래가 늘고는 있다. 지난 1.4분기중
은행들이 고객을 상대로 거래한 금리스와프 등 파생상품거래는 13억6천만
달러(선물환제외)였다.

이는 작년한햇동안의 거래규모 8억4천만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거래내역
은 여러가지가있으나 금리스와프가 주를 이뤘다. 모항공사가 대표적이다.

이 항공사는 지난 3월4일 3천만달러의 변동금리부달러채무를 향후 국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 고정금리로 바꾸었다. 예측은 정확이 맞아
이 항공사는 부수거래를 포함, 25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은행측에서는 산업은행 외환은행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거래를 주선하고
있고 일반시중은행들도 기업들을 대상으로 위험회피거래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산업은행등 국내은행들이 기업을 상대로 권장하는 거래는 여러가지가
있다. 환율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거래로는 통화스와프, 통화선물,선물환,
통화옵션등이 있고 금리변화대처용으론 금리선물, 금리스와프, 금리옵션
등 이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