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대륙 동북단에 있는 가이아나의 수도 조지타운에서 프로펠러비행기로
1시간쯤 서북쪽으로 가면 거대한 산림지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미로처럼 얽혀있는 소로들을 따라가 보면 곳곳마다 벌목작업이
한창이다.

바로 (주)선경이 지난해부터 말레이시아와 공동으로 대대적인 산림개발
사업을 펴고 있는 현장이다.

이사업은 앞으로 50년간 가이아나 전국토의 8%에 해당하는 50억평의 임지를
개발하는 세계최대규모의 산림개발프로젝트다.

(주)선경과 말레이시아가 합작으로 현지에 설립한 바라마사는 올해 25만
7천입방m의 원목과 7만3천입방m의 합판을 생산, 3천5백만달러상당을 미국
등에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가이아나산림개발사업은 오는2003년까지 모두 1억5천만달러가 투자된다.

원목가격이 지난해부터 크게 올라 올해부터라도 흑자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사업전망이 밝아 성공적인 투자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가이아나프로젝트외에도 국내기업들은 중남미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전기전자분야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등 선진국기업들과
어깨를 겨룰만큼 성가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업계는 지난해 칠레승용차시장에서 일본과 유럽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수입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시장에서도 일본다음으로 많은
2만8천대를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삼성전자 금성사 대우전자등 국내가전업체들도 중남미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81년부터 칠레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출 3천5백만달러를
포함, 총 8천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일본 소니(14%)와 네덜란드 필립스
(11%)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1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자원개발쪽에서도 부분적인 투자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89년 3천1백만달러를 투자,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접경지역인 안데스
산맥 산악지대에 있는 로스팔렘브레스에서 동광을 개발하고 있는 럭키금성
상사는 지난해 3천6백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4천만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또 광산을 확장하기 위한 타당성조사도 실시중이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이 이같은 성과를 올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소요됐으며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도 많다.

바라마사의 정기탁사장은 "가이아나산림개발프로젝트에 뛰어들기까지는
사전조사와 현지측과의 협의과정에만 4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사업이
워낙 대규모인 탓인지 사업에 착수한 이후에도 환경파괴시비등을 비롯
선진국 기업들로부터 유형 또는 무형의 압력을 받기 일쑤"라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의 장성덕칠레지사장은 "아직까지도 소비자의 40%정도는 한국상품
을 일본상품으로 오인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연간 2백만달러를 광고비에 지출하고 있으며 2년전부터는 무료
애프터서비스까지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기업의 진출에는 문제점도 없지 않다.

수출의 경우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칠레 모두 수출상품이 자동차 전기
전자섬유등 3개업종에 편중돼 있다.

한국의 경쟁력을 반영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국내기업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수출상품 다변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공 기현서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장은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지역
에서 한국상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도 수출상품을 산업전자나
건설중장비등으로 다변화하고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도 늘려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이미 현지에 탄탄한 기반을 조성해 놓고 있는 외국기업들과 경쟁
하면서 중남미시장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미리
투자에 나서는 전략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공 임의수 상파울루무역관장은 "중남미지역은 잠재력이 큰시장"이라고
전제, "국내기업들이 중남미에 기반을 쌓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시기를 앞당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국내기업의 중남미
진출및 투자는 앞으로 3-4년내에 이뤄져야 높은 성과를 거둘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