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협 개편작업이 반발과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농림수산부는 8일
농경연회의실에서 농수축협 개편을 위한 마지막 최종공청회를 가졌지만
이날도 결론없는 "입씨름"만 계속됐다.

논쟁의 골자는 농수축협의 신용(금융)사업을 경제사업에서 여하히 분리
하느냐는 것. 당초 별도법인분리등 강경론이 주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존체제고수론이 방어망을 두터이 하고있는 형국이다. 태산명동서일필식
이다.

정부는 분리론의 타당성을 입증하는데도 실패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농발위에서조차 논란끝에 원칙선언에 그쳤던 문제다.

농협중앙회는 우리나라 30여 은행중 대출잔고 2위(1위는 주택은행),
예금잔고 3위(국민은,주택은순)를 마크하는 거대조직이다. 여기에
축수협을 합쳐 별도은행으로 만들면 우선 외형으로도 금융계의 "거인"이
탄생하게 된다.

농협의 부실채권 비중은 불과 0.3%(465억원)로 조흥은의 2.2%, 상은의
4.6%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3조7,000억원 정책자금의 수수료수만도
700억원이 넘는다. 양질의 자금이다. 그러니 이돈줄을 놓지않으려 하는
것이다.

문제의 촛점은 독립할수 있느냐는것이지만 정부도 자신감이 없다. 경제
사업규모는 약13조원. 해마다 2천5백억원대의 적자를 보는 것을 신용사업
에서 보전한다는 것이 농협의 주장이지만 분리한 이후를 전망하기란
쉽지 않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후의 농정설계"라는 거국적차원에서 출발한 농수축협
개편방안은 이여름을 또 표류할 전망이다.

<정규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