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정보통신은 92년 하반기에 새로운 인사고과제를 도입했다. 사장을
포함한 전임직원에게 고과표를 돌려 본인은 물론 상급자와 차상급자,
부하직원에 대한 평가를 하도록했다.

평가항목은 "솔선수범하여 모범이 되는가" "부하직원육성에 대한 태도는
어떤가" "자기개발노력을 하는가" "대화기술은 어떤가" 등 20가지.

각 항목에는 "아주 만족스럽다" "우수하다" "보통이다" "부족하다" "많이
부족하다" 등 5가지 평가지문이 주어진다. "아주 만족스럽다"에는 5점이,
"많이 부족하다"에는 1점이 주어져 각자의 점수가 된다.

평가결과는 인력관리팀에 넘겨져 사장과 본인에게만 보고, 통보되고
대외비로 관리된다. 동양정보통신은 이같은 "다면평가제"를 금년6월까지
총5회 실시해오고 있다.

다면평가제는 이제까지 상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돼온 업무실적평가
방식을 본인과 상사, 부하직원들에 의한 다면적 평가를 바꿔 능력평가의
객관성을 높이려는 제도이다. 동양정보통신의 경우 개인점수가 70점을
넘지 못하면 부서장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제도는 상사의 일방적인 인사고과방식의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
됐다. 일방적인 평가는 편견에 좌우될 수도 있고 능력보다는 부서와
부서장에 기여도가 더 높이 평가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다면평가제는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내는 것외에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젊은 사람들의 새로운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려는 여론경영의 발전된 한 형태이다.

능력제일의 신인사제도도입이 늘어나면서 다면평가제는 객관성높은 능력
평가방식으로 각기업에 확산되고 있다.

럭키금속이 여론경영의 한 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도 초보적
의미의 다면평가제에 속한다. 이 회사는 2년전부터 매년 전직원을 대상
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신중하다" "보수적이다" "내성적이다" "외향적이다" 등 항목으로 상사
동료 부하직원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적어낸다. 이 내용은 대외비로
인사팀만이 보관한다. 럭키금속은 이 자료를 아직까지 인사고과에는
반영하고 있지 않지만 인사시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그룹도 지난달 신인사제도를 마련하면서 기존의 상사들에 의한
일방적인 직원평가방식에서 탈피, 부하직원들도 상사를 평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다면평가제 시행초기에는 다소 부작용도 있었다. 아랫사람들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도 거부감이 있었고 일부 간부 중에는 감원을 위한 사전포석
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아랫사람의 눈치만 보는 무소신의 상사들과 일보다는 사원들과의 관계에
치중하는 상사들만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 제도를 자신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계기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다면평가제는 이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능력지상주의
풍토에서 객관성높은 다면평가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