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경영보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대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속에서 경쟁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다 신규 시장참여업체들이
기존 업체의 핵심부서의 인력을 마구잡이로 스카웃, 이들이 알고 있는
신제품개발 상황및 경쟁기업의 문제점등을 빼내 역공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등 국내 주요 그룹사들은 회장부속실
전산실 기획실등 핵심부서와 전자 자동차 연구소등 신제품개발관련
부서등에 대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내부 직원들의 전산실접근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일과시간에 쓰고 버린 종이를 세절기로 부수거나 종이
복사및 컴퓨터디스켓복사의 규정을 정해 이를 어길때는 해고등의 가혹한
처벌을 가하기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최근 자동차산업의 신규 진출과정에서 기밀누설을
둘러싼 논쟁을 벌이고 있고 고속전철사업등 첨단기술의 이전및 공기업
민영화 사회간접자본투자등의 투자계획을 외부로 누출시키지 않기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S그룹은 "새어나간 정보는 회수할수 없고 피해만 있을뿐"이라며 책상위의
사소한 서류의 보안관리를 그룹차원에서 수시로 점검하고 극비사항은
자신의 암호나 기호로 기록토록 하고 있다.

이와함께 S그룹은 계열사 직원들이 출장길에서 서류관리를 철저히 할것을
지시하고 술마시러갈때는 빈손으로 가되 만일 불가피하게 가져간 서류는
주인에게 맡기며 서류는 안주머니에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D그룹도 지난 5월2일부터 서울본사의 모든 사무실에 대한 외부인의 출입
을 엄격히 통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직원들의 번호가 수록된 사원증이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 D그룹은 외국인의 방문에 대비,영어와 일본어등 외국어에 능한 직원
들을 고정배치시켜 이들을 안내하고 있는데 기업관계자들은 이를
"외국인의 핵심정보에 접근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H그룹은 그동안 전원만 켜면 작동시킬 수 있던 핵심부서 컴퓨터를
지난해말부터 개인 카드번호및 패스워드를 입력시켜야만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컴퓨터의 입력내용을 복사해 출입문을 통과하면 일시에
지워지도록 하고 있다.

이 그룹은 이와함께 "당신의 정보를 노립니다"라는 벽보를 사무실마다
부착해 직원들의 보안의식을 강조하고 있으며 사무실 출입구마다
잠금장치를 설치, 직원이 개인카드로 출입을 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K그룹은 회장부속실 직원들이 하룻동안 사용한 종이를 퇴근전에
세절기(종이세단기)에 모두 분쇄토록 하고 있고 전산실과 기획조정실등의
출입문에는 감시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있다.

이에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 경쟁사에 업무의 비밀을 누출
시키지 않기 위해 보안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신규 시장참여
업체들이 기존업체에서 인력을 스카웃하는 과정에서 핵심부서 인력 및
이들이 습득한 각종 정보가 빠져나가 기업의 분쟁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