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김상철 <사회부 기자>

컨테이너선 35척 벌크선 22척등 총 57척의 대규모 선대를 자랑하며 세계
8대선사로 성장한 한진해운이 16일 창립 17주년을 맞았다.

지난 87년 대한선주를 흡수합병해 일약 국내 최대 선사로 부상한 한진해운
은 90년 흑자원년을 기록한뒤 92년에는 국적선사로서는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여는등 급속한 성장을 이뤄왔다.

지난해 매출 1조2천1백11억원, 90년이후 선박량 증가율 세계1위등이 한진
해운의 무서운 성장세를 대변해 주는 지표이다.

지난 2월 28일 "2000년대 세계 5대선사 도약"을 외치며 사장에 취임, 거함
한진호의 키를 잡은 조수호사장(40)을 만나 그의 경영포부와 한진해운의
미래상에 대해 들어봤다.

조수호사장은 한진그룹 조중훈회장의 3남으로 지난 79년에 대한항공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뒤 85년 한진해운 상무이사 89년 부사장을 거쳐
최고경영자 위치에 올랐다.

-취임 2개월이 지났는데 그간 최고 경영자로서 느낀 점은.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항상 안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경영이란게 힘든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죠.

-대한항공 부사장까지 겸임하고 있어 더욱 바쁠텐데 하루 일과는.

<>아침 8시이전까지 대한항공으로 출근해 그곳에서 오전 업무를 봅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한진해운에서 근무한뒤 특별한 일 없으면 저녁 7시쯤
퇴근하지만 늦게까지 업무를 처리하는 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지냅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바쁜게 좋은 것 아닙니까.

-대한항공에서 하는 일은.

<>영업총본부장(부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객및 화물의 운송등 영업부문
을 총괄하는 거죠. 신입사원때부터 줄곧해서 영업만을 해왔거든요.

-사장 취임후 경영기반 강화를 위한 독특한 방침을 사내에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동안 우리 기업사회에 일부 존재해온 "대충주의"를 씻어내고
"완벽주의"를 추구하자는 거죠.

대화주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는 해운업계에서는 완벽한 일처리가 생명
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진해운에 있어서도 비약적인 외형적 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내부의 정신적 변혁이 필요한 때입니다.

-업무처리 절차 간소화등 실질적인 변화도 있다는데.

<>기업은 영업력을 강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무실에서 서류를
가지고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는 안됩니다. 영업현장에서 뛰는 시간이
많아야죠. 급변하는 영업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업무처리 과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담당 부서장이나 임원이 직접 결재해 일이 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굳이 표현한다면 "빨리 결정,빨리 적용,빨리 행동"을
영업 모토로 삼자는 거죠.

-해운업계도 개방화시대를 맞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 한진해운의
대책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항로
다변화 선대개편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내년 대서양항로 진출을 시작으로
남미와 아프리카항로에 대한 사업계획도 검토중입니다. 정기선 부문에서는
이미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태평양항로에서의 부정기선 영업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또 현재 57척인 선박량을 2000년까지 1백척으로 늘린다
는 장기계획도 세워 놓고 있습니다.

-2000년대 세계 5대선사 도약을 장담하고 있는데.

<>한진해운은 국내에서 보다는 해외에서 그 명성이 더욱 높습니다.
서비스 질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인정받고 있고요. 4천TEU급 컨테이너
선대를 이미 보유하고 있고 97년께 4천9백50TEU급 선대가 완성되면(최근
3척을 발주) 최고의 경쟁력을 지니게 됩니다.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만
따른다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입니다.

-한진해운은 궁극적으로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데
추진현황은.

<>한진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육해공 운송수단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주)한진등고 연계해 선진국형의 종합물류회사로 나가기 위한
계획이 단계적으로 진행중입니다. 한진해운의 경우 미국의 롱비치 시애틀
일본의 오사카 동경등에 전용 컨테이너 터미널을 마련하는등 물류기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범세계적인 물류정보 시스템인 글로밴
(GLO-VAN)을 완성했습니다.

-해양소년단 총재및 선주협회 홍보위원장을 맡는등 올해들어 부쩍 대외
활동이 활발해졌는데.

<>우리나라 수출입물량의 99%를 실어나르는 해운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부족한 것같아 적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려는 뜻에서 맡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있어 바다는 매우 중요합니다. 바다는 제 성격과도 잘 맞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원한 해운인, 존경받는 해운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룹의 조회장께서는 해운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데 가끔 격려를
해주는지.

<>사장 취임하는 날 "이제 최고 경영자가 되었으니 열심히 해보라"는
말씀을 주셨고 요즈음은 실적이 좋아서 그런지 칭찬도 많이 받습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일요일이면 두 딸의 손을 잡고 롯데월드를 찾을 정도로
가정적인 조사장의 집무실에는 취미가 그림그리기라는 것을 말해 주듯
몇점의 수채화가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