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중인 외환은행장선출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당초 지난13일 정기이사회에서 은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은행
감독원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추천위원선정을 놓고 관련기관들이 "물밑신경전"을 벌여 구성작업
은 이번주로 지연됐다.
이에따라 은행장후보도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사람만 무성할뿐 "선두주
자"는 아직 부상하지 않고 있다.
은행장추천위원구성이 지체되고 있는것은 올들어 추천위원회의 권한이 "막
강"해 진데 따른것으로 풀이된다.
추천위원회의 권한은 올초 서울신탁은행장선임에서 여실히 나타났었다.
외부의 "응원"을 등에 업었던 것으로 알려진 신복영한은부총재가 추천위원
회의 마라톤회의 끝에 탈락했다.
이런 경험이 있는 터라 관련기관들은 추천위원구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특히 김재기전행장과 허 준전행장을 추천위원에 포함할것인가를 놓고 외환
은행은 은행감독원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위원구성과 무관하게 거명되는 은행장후보는 6-7명정도에 이른다.
외환은행직원들은 자행출신이 아니면 추임반대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여전히 외부인사가 선임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후보는 외환은행출신,한은출신,재무부출신등 3가지 부류로 나뉘
고 있다.
외환은행출신으로는 전무까지 지냈던 홍희흠대구은행장과 홍세표한미은행
장이 강력히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자행출신"이라는 자격과 "자율인사"라는 시대적 흐름으로 볼때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각각 소속은행에서 한참 일할 시기여서 "보직변경"할 명분이 마땅
치않고 외환은행내부에서도 이미 "흘러간 물"이라는 인식이 강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지분율 65.3%)인 한국은행은 겉으로는 담담한 모습이
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자본의 원리대로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현실에
불만이 많다.
공공연히 거론되는 한은의 대표주자는 역시 신복영부총재.
신부총재는 인품이나 능력으로 보아 외환은행장으로 모자람이 없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더욱이 한은내부에선 심각해지는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신부총재
가 비켜주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신부총재는 그러나 지난번 서울신탁은행장후보에 올랐다가 "탈락"한 경력
이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의 하나 다시 실패할 경우 신부총재 개인은 물론 한은이 입을 상처는
치유하기 힘들거라는게 금융계의 지적이다.
외환은행장을 좌우할 결정적인 키를 잡고 있는건 누가 뭐래도 재무부이다.
재무부는 그러나 자율인사흐름을 의식, 애써 태연을 가장하고있다.
재무부직원들사이에선 재무부출신들인 김영빈수출입은행장 안공혁신용보증
기금이사장 박종석주택은행장중 한명을 외환은행장으로 수평이동시키고 재
무부관리중 한명을 국책은행장으로 내보내는 "고전적인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엔 문민정부의 국방부차관을 지냈던 이수휴전재무부차관이 강력히 거
론되고 있다.
외부의 이런 움직임과는 별도로 외환은행직원들은 "내부행장배출"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
외환은행노동조합과 평직원협의회등은 잇단 회의를 갖고 외부행장이 선임
되면 취임반대투쟁을 벌일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내부"는 현직만을 의미한다고 밝혀 홍희흠대구
은행장이나 홍세표한미은행장등도 거부할 뜻을 내비쳤다.
외환은행노조는 지난10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금융당국은 한국통신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임원들에 대한 징계를 면제하라"고 주장,이장우행장대행
의 족쇄(문책경고)를 벗겨 신임행장에 선임해야한다는 속내를 내보인것 아
니냐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외환은행은 이번주 행장추천위원회구성을 마치는등 행장선임작업을
서두를 예정이어서 신임행장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