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차입조건이 개선되면서 국내은행들이 해외에서 조달하는 자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자금조달원도 다양해지고 있다.

13일 국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내은행의 국제금융시장 진출현황 및
향후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26억9천4백만달러로 92년의 15억8천2백만달러보다 7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장기신용은행등의 개발기관과 외환
은행의 해외차입규모가 은행전체의 85.2%에 해당한다. 그러나 작년
시중은행들의 자금조달도 4억달러도 92년의 2억3천9백만달러보다 67.4%
늘어나는 등 큰 신장세를 보였다.

해외자금조달이 크게 늘어나면서 차입조건도 개선되고있다.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의 차입비용은 총비용을 기준할때 평균 "리보+0. 485%"로 전년에
비해 0.015%포인트정도 올라갔다. 그러나 개도국의 전반적인 차입조건
악화와 비교하면 이는 매우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올들어도 차입조건은 더욱 개선되고 있다. 지난 2월 외화은행은 변동금리
부채권(FRN)발행을 통해 1억달러규모의 외화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디케이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참여를 신청하는 은행들이 대거 몰려
1억5천만달러로 증액했을 정도다.

이때 기채조건은 "리보+0. 41%"로 작년 3월 발행때인 "리보+0.52%"보다
0.11%포인트 낮아졌다.

차입조건개선은 정부가 해외직접차입을 막아 "한국물"이 크게 줄어든데다
국제적인 주요투자은행들의 자금공여한도에 여유가 많기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조달시장도 다변화되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그동안 미국의 양키본드
시장에 가장 크게 의존해 왔으나 금년 들어서면서 유럽 아시아금융시장
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7억달러의 양키본드를 발행했던 산업은행은 지난 3월초 1억9천
2백만달러를 유로 중기채(MTN)로 조달한데 이어 4월에도 2억달러를
아시아시장에서 드래곤본드발행으로 차입했다.

또 올해 총 3억달러의 해외차입을 계획하고있는 수출입은행도 상반기중
사무라이본드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핵문제로 미국시장에서의 조달비용이 작년보다 0.2%포인트까지
올라가는 등 채권발행여건이 악화된 반면 일본과 유럽시장등은 북핵문제
에 따른 영향을 거의 받지않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해외자금조달이 확대되면서 자금운용수단도 다양화되고 있다. 은행들은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은 물적담보나 보증없이 프로젝트자체만을 보고 거액을
투자하는 것으로 리스크가 길고 투자자금회임기간이 길지만 가스 석유 등
자원개발에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

제일은행은 작년말 시중은행중 처음으로 선경건설의 태국현지 석유화학
공장건설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공동주간사로 참여했고 상업은행도
태국 정유공장건설의 자금공여은행으로 참여했다.

지방은행들도 지방은행간 신디케이션을 구성하는 등 국제투융자업무에
대한 참여를 본격화하고있다. 최근들어 경남 강원은행등의 지방은행들은
대규모 외화리스에 차관단으로 참여하는등 외화론 공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다.

강원은행은 지난해 산업은행주선의 아시아나항공기도입용 리스금융에
3백만달러를 참여한데 이어 최근에는 경남 강원은행과 함께 선박리스금융
의 신디케이션에 참여했다.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국내로 들여오지않고 해외에서 운용
하는 역외금융규모도 88년 1월 역외금융을 허용한 이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역외금융규모는 92년 53억6천만달러, 93년 71억4천만달러로 매년 3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