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월소주가 수도권시장을 잠식해 들어가면서 진로를 다급하게 만들고
있다.

경월은 서울시내 각 음식점에 안뿌리는 곳이 없을 정도로 물량을 풀고
있으며 대대적으로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이제는 "그린소주"가 소비자들
에게 먹혀들기 시작하고 있다고 자체평가하고 있다.

진로는 올들어 전에 없이 일간지를 통해 전면소주광고를 내고있는데 이는
경월이 대대적으로 광고공세를 퍼붓는데 자극받은 것이다.

광고스타일은 진로가 "70년 변함없는 맛"임을 강조, 올드팬들의 이탈을
막는데 주력하는 인상을 주는 반면,경월은 대관령청정수라는 점을
내세우고 "그린"이라는 이름을 과감히 "GREEN"으로 표기하는 상표를 채택,
젊은층과 맑은물을 찾는 층들을 함께 휘어잡으려하고 있다.

광고전과 함께 물량전쟁도 계속돼 종전에는 물량이 달려 진로소주를 받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던 주류도매상들이 이젠 진로소주부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됐다.

경월소주가 각 도매상에 쌓여있는 모습을 보기 쉽다면 이는 진로소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두회사모두 풀수 있는 한 물량을
풀고 있다. 이처럼 두회사들이 물량을 풀어대는 바람에 소주판매량이
일단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소주판매량은 총19만1천46kl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8.0%가 늘어났다. 경기가 그동안 안좋았고 그로인해 소주를 찾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같은 증가율은 최근 몇년래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중 경월소주는 1만7백3 로 무려 55.2%가 증가했고 진로도 9만
8천kl로 16.6%를 늘렸다.

한편 경월소주의 경우 오는 중국시장에 연산1백만상자(3백60ml짜리 40병
기준)규모의 그린소주공장을 오는8월 완공, 9월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밝혀 은근히 국내 소주시장에 압력을 주고 있다.

이 공장은 연차적으로 증설해서 연산1천만상자규모로 늘리겠다고 경월측은
밝히고 있다. 이같은 규모는 경월이 강릉공장을 8월까지 증설할 경우 연산
9백만상자가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도 더 키우겠다는 뜻이 된다.

용정에서 나오는 그린소주는 그곳의 값싼 주정을 이용해서 38%짜리를
낸다는 것이지만 알콜돗수는 물타기 나름이다. 언제 국내로 들여올지 알수
없다.

OB가 경월을 인수한 것은 진로가 맥주시장에 들어올 경우 소주에 맥주를
끼워팔려고 할 것이고 이와함께 OB맥주판매를 방해하려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기위해서 불가피했다는 다소 방어적인 변명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경월의 등장으로 진로는 맥주등 다른 주류판매에 지장을 받을수
밖에 없게됐다. 일단은 소주가 남는 상황이 돼서 맥주등 다른 주류의
판매를 도매상등에게 요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경월은 맥주시장을 방어한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벗어던지고 있다. 기왕에 소주시장에 진출했으니 소주시장도
휘어잡겠다는 것이 경월소주의 생각이다. 따라서 진로로서는 소주시장
방어도 큰 숙제로 남게됐다.

물론 소주하면 아직도 진로다. 그러나 경월이 그린소주라는 이미지를
강력하게 심고있고 소비자들중에 경월소주를 선택하는 층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진로로서는 여러가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

조선맥주도 맥주시장방어를 위해 소주시장진출을 꾀해왔으나 아직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있고 다른 지방소주들은 이들 주류대기업들의 움직임을
불안스런 눈초리로 주시하고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나 터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채자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