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 "게스트 엔지니어링(Guest Engineering)" 바람이 불고 있다.

게스트 엔지니어링은 대기업들이 완제품 개발과정에 협력업체 기술진을
참여시켜 부품설계 및 개발을 공동으로 수행함으로써 제품 개발기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효과적인 기술이전을 통해 궁극적으로 완제품의 품질을
높여가는 생산방식인데 이같은생산방식이 최근들어 자동차와 전자 등 각
업종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소형승용차 엑센트의 개발과정에서
협력업체의 기술진을 2-3개월씩 본사에 상주시키면서 부품설계를 공동으로
수행, 개발에서부터 양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함
으로써 개발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감시켰다는 것이다.

현대는 엘란트라,쏘나타 등의 개발 때도 일부 부품을 협력업체와 공동
개발했었으나 엑센트의 경우 자체 제작부품과 볼트.너트 등 단순가공품을
제외한 주요부품의 50% 이상을 게스트 엔지니어링 방식으로 설계했다.

이 방식이 적용된 부품은 램프와 시트,범퍼,도어트림 등이며 본사와
협력업체기술진들은 부품 양산단계까지 세부사항을 긴밀히 협의함으로써
기존 방식에 비해개발기간을 20-30%정도 단축시켰다.

현대자동차의 이충구부사장(기술개발담당)은 "본사가 부품 설계도를 협력
업체에 넘겨줘 납품받는 기존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게스트
엔지니어링 방식은 협력업체가 보유한 기술능력을 최대한 활용,생산효율을
올릴 수 있는 부품을개발함으로써 납품단가를 낮출 수 있는 점이 특징"
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크라이슬러가 지난해 내놓은 소형차 "니언"의 경우 게스트엔지니어링
방식을 극대화한 대표적인 제품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업계에서 이같은 기법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는 아직 이같은 방식을 적용하지는 않고 있으나
기존제품의 성능향상을 위해 부분적으로 게스트 엔지니어링 방식을 적용
하고 있다.

한편 가전업계도 지난해부터 제품개발 과정에 협력업체 기술인력의 참여
범위를 서서히 확대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게스트 엔지니어링 방식을 자동차업계 보다 먼저 도입했으나
가전제품의 수명이 짧고 품목이 다양해 자동차의 경우처럼 집중적인 원가
절감 효과를 내지못해 이 방식을 부분적으로 적용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삼성,금성,대우 등 가전 3사는 최근 원가절감을 위해 냉장고와
세탁기,TV 등 대형 제품과 표준화된 품목을 중심으로 제품 설계단계에서
부품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