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산업활동동향은 호황국면의 도래에 대비해 기업들이 미처 설비
투자를 확대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경공업이 이제야 상승세로 반전
하는 단계인데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이미 호황의 절정기 수준인 84%로
높아진 데서 이를 읽을수 있다.

본격적인 호황기가 아닌데도 가동률이 이처럼 급상승한 것은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기업들이 미리 설비확장을
하지 못해 생산을 늘리기 위해선 가동률을 높일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승용차 기계 통신장비 등 일부 중화학업체들이 풀가동에 들어간 것도
이런 사정을 반증한다.

통계청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기 시작한 시점을 작년
하반기 이후로 잡고 있다. 제조업의 국내기계수주 증가율이 작년 6월
이후에야 비로소 20%이상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발주한
기계가 공장에 도착해 생산에 투입되기까지 대략 6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보면 이제서야 가동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볼수 있다.

생산능력 증가율이 올들어서도 1-2%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설비
투자가 적시에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증거라 할만하다. 정상적인 경기
상승기라면 생산능력증가율이 6-7% 수준은 돼야 한다는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이를 뒤집어보면 생산능력증가율이 이정도로 유지되면서
가동률이 높아져야 본격적인 호황기라고 볼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경기는 과열여부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단순히 가동률이 과열수준에 이르렀다고 해서 호황이 왔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과열의 조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1월중 내구
소비재 출하가 25.3%나 늘어난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는 일시
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설날을 앞둔데다
실명제에 따른 실망소비 등이 가세했다고 보는게 옳다는 것이다.

문제는 설비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 경기상승세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데에있다. 생산능력을 건실하게 키우지 않는한 겉으로만 과열
증세가 나타날 뿐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모처럼 제조업을 중심으로한 바람직한 경기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89, 90년의 건설업위주 성장과는 다른
패턴을 나타내고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을 축으로한 성장은 건설업
위주의 거품성장보다는 지속기간이 길다는게 과거의 경험이다.

따라서 신3저의 호기를 맞아 건실한 성장세를 타고 있는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수 있는가는 설비투자를 제때에 할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