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이 기술이전을 꺼려온 윤활유첨가제등 정밀화학제품의 원료인
폴리부텐(POLY BUTENE)의 제조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돼 산업화됐다.

한국화학연구소(소장 강박광)는 22일 백행남(촉매연구부)이철호(화공
연구부)박사팀이 대림산업과 공동으로 9년간 총29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그동안 미국등 선진국으로 부터 수입해오던 폴리부텐의 국산화에
성공,연간 60억원이상의 수입대체를 이룰 수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폴리부텐은 접착제 잉크및 페인트분산제 윤활유첨가제 전기절연제
코킹제등 다양한 정밀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화합물로서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벨기에등 6개국에서만 제조기술을 보유,철저하게
기술이전을 기피해온 품목이다.

화학연과 대림은 지난 84년부터 이 제품의 국산개발에 나서 기초및
상용화기술을 모두 국내기술로 확보한뒤 70억원을 투입,여천에 연산
1만2천t규모의 생산공장까지 건설을 완료하고 최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석유화학원료를 공급하는 나프타 분해공장의
부산물로생성되는 C4-잔사유를 고가의 정밀화학제품의 원료로 만드는
것이다. C4-잔사유는 t당 2백달러정도의 싼 가격이며 주로 연료로 사용
되지만 이를 폴리부텐으로 만들면 t당 8백달러이상의 고부가가치의
정밀화학제품의 원료가 된다.

연구팀은 미국등 선진국의 회사들이 사용하는 공정방법을 개선해 원료의
전처리를 하지 않아도 비싼 촉매의 투입량을 줄이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C4잔사유를 막바로 원료로 사용케 하는 제조공정을 개발,특허등록까지
얻었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폴리부텐제조공기술의 개발및 산업화성공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여러가지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지금까지 두개의 무관한 산업으로 존재해온 석유화학과 정밀화학공업
간의 교량을 만들어 대규모 장치산업(석유화학)을 질위주의 지식산업화(정밀
화학)했다는 점이 의의로 꼽힌다. 소량다품종의 정밀화학제품은 고부가가치
를 창출하는 산업군이기 때문이다.

또 폴리부텐공장이 석유화학공장내에 병설됨으로써 소량 다품종의 각종
정밀화학제품의 원료를 국제 경쟁력을 갖춘 가격에 공급할 수있도록 했다.
우리의 기술개발을 주시해온 일본등의 외국 공급자들이 폴리부텐의 국내
공급가를 대폭낮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가격경쟁력은 잘 증명되고 있다.
수요업체가 원하는품목을 적기에 공급할 수있게 돼 원료확보에 큰 도움을
줄수 있게 되기도 했다.

폴리부텐의 플랜트수출능력을 확보했다는 것도 큰 의미로 지적된다.
폴리부텐의 국내 수요는 아직 연60억원정도에 머물러 있으나 플랜트를
외국에 수출할 경우 건당 1백20억원의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이 기술은
선진국이 특히 이전을 꺼리고 있고 이번에 공장건설도 외국에 비해 싼
가격으로 하게돼 수출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나프타분해공장이
있는 곳이면 폴리부텐의 플랜트수출이 가능,시장도 넓은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