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부설 시스템공학연구소가 지난 17일 세계에서
계산능력이 가장 뛰어난 슈퍼컴퓨터의 가동에 들어가 유전공학 등 첨단
산업분야에서의 기초기술개발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자동차업체에
이어 통신, 항공관련업체 등에서도 슈퍼컴퓨터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기업
부문에서도 이를 활용한 연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슈퍼컴퓨터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하기 힘든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을 초고속
으로 해치울수 있으며 실험해보기 곤란한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아
볼수 있도록 해 첨단기술 개발이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비라 할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도입된 슈퍼컴퓨터는 7대정도에 불과하다. 이번에 2호기
를 도입한 시스템공학연구소가 2대, 기아자동차, 국방과학연구소, 삼성
종합기술원, 경북대학교, 현대자동차 등에 각1대씩이 들어와 활용되고
있다. 모두 미국의 크레이리서치사 제품이다.

이가운데 시스템공학연구소의 슈퍼컴퓨터가 도입역사가 오랠뿐 아니라
다양한 기관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88년8월부터
쓰였던 1호기는 기상예보, 자동차설계, 원자력발전소 안전성평가 등에
이용됐다.

이 1호기의 분야별 이용실태를 보면 기계나 유체역학적인 연구에 37%가
할애됐으며 화학연구에 22%정도가 활용됐다. 기관별로는 대학에서의 이용이
53%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이 연구소 39%, 산업체 7%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공학연구소 자체로서는 3차원 영상처리를 통해 정확한 우리나라
지도를 제작했으며 한국석유개발공사에서는 대륙붕 석유탐사자료를
국내에서 처리, 외화절약은 물론 정보에 대한 보안유지를 꾀할수 있었다.

시스템공학연구소에서 이번에 설치한 기종은 초당 10억회의 부동소수점
연산능력을 가진 중앙처리장치 16개를 연결, 1초에 1백60억회에 달하는
부동소수점계산을 할수 있다. 이시스템은 이전에 설치돼있던 1호기보다는
성능면에서는 8배정도 빠르며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가늠할수 있는 린팩
벤치마크테스트에서 1위에 올라있는 기종이라는게 공급회사측의 설명이다.
따라서 1호기의 성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활용이
다소 소홀해질수 밖에 없었던 점을 개선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적으로 슈퍼컴퓨터 이용에 가장 먼저 눈뜬 데는 기아자동차를 꼽을
수있다. 지난 90년11월 도입했으며 그 이전에는 시 스템공학연구소의
11월 1호기를 이용해 포텐샤 세피아 소포티지등 3차종을 개발했다.
기아측은 그결과 종전에 4-5년 걸리던 자동차설계기간을 2-3년 정도로
단축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모의 충돌실험을 거치지 않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도를 테스트, 원가를 크게 줄이고 실제실험으로는 발견할수 없는
위험요소까지도 잡아내 안전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말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 새로운 자동차모델을 개발하려면 1회에 평균
1억원정도 드는 모의충돌실험을 적어도 50번은 해야 한다.

기아는 현재 이슈퍼컴퓨터를 중앙연구소에 설치,그룹내 아시아자동차
기술연괌" 삼성종합기술원도 슈퍼컴퓨터의 공학적이용은 물론 그룹내
연구전산망에 연결,생산성향상을 꾀하고 있다.

또 그룹차원에서 공유해야할 정보(특허 설계개선사례 CAE해석정보
ASIC라이브러리)량의 급증에 대비,슈퍼컴을 중심으로 그룹내 전사업장에
연구전산망을 구축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8월 슈퍼컴을 들여와 울산공장 승용제품개발연구소에
설치,활용중이며 경기도의 마북리연구소와 망으로 연결,같이 쓰고있다.
활용율이 90%로 충돌해석 공기저항해석 연소해석등 자동차개발과 관련이
큰 CAE(컴퓨터지원엔지니어링)업무에 써오고있다.

지난해 7월 국내리스회사를 통해 크레이리서치사의 Y-MPEL기종의 슈퍽컴을
들여온 경북대는 전자계산소에 설치,활용하고있다.
경북대는 주전산기인 벡스-6610기종의 대형컴퓨터를 통해 모든 교수및
일부 대학원생에게 개발, 물리학 통계학 등 기초과학연구에 활용, 지방
대학이면서도 관련학과의 위상제고에 큰 도움을 받고있다.
크레이리서치코리아 한국후지쯔등 슈퍼컴퓨터메이커에서는 머지않아 국내에
보급된 슈퍼컴퓨터대수가 지금보다 3-4배정도는 더 늘어나리라 내다보고
있다. 슈퍼컴메이커들의 이같은 예상이 들어맞는다면 국내 첨단산업의
경쟁력은 한층 빠른 속도로 확보될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