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움직임이 심상치않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돼 과열경고까지 나오는
형편이나 부문별로는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쪽에선 경기회복을 넘어 호황을 누리는 있으나 다른 편에선 오히려
불경기가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으론 중화학쪽은 활황국면에 진입한 반면 경공업은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해야할 지경이다. 또 남아도는 돈이 투자로 가지 않고 소
비만 자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출과 자금동향에서 "2부문
양극화"가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경기를 선도하고 있다는 수출쪽만 보더라도 자본집약적 업종과
노동집약적 경공업의 경기가 정반대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소위
"트로이카산업"은 올들어 신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풀가동을
해도 모자라 잔업시간을 늘리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의류 신발 등
경공업은 작년보다도 줄고 있다. 기획원은 올 1.4분기중 중화학수출은
13%정도 늘어날 전망이나 경공업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돈의 흐름을 봐도 한쪽으로만 흐르고 있는 모습이 완연하다. 기업들이
자금을 챙겨놓고도 투자에는 나서지 않고 있어 투자자금수요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남아도는 돈이 소비로 흘러 일부에서 과소비
현상이 발생하고 부동산투기로 연결될지도 모를 조짐이다.

지난 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집값이 1월중 주춤한데서도 부동산
투기의 재발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비수기인 1월 집값이 하락세를
멈춘것은 이례적인 것이어서 투기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견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적어도 경기를 부추기기위한 부동산대책은
자칫 투기를 부채질할수도있다는 경고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양극화현상을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구조조정이 격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이런 시각에는 양극화추세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나아가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는
논리가 깔려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우리 산업의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고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현상에 대해 정책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할지에 대해선 경제부처내에서조차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기껏해야 청와대당국자가 과열경고를 보내고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