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의 아이디어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같은 아이디어상품개발경쟁은 특히 냉장고와 컬러TV부문에서 치열
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삼성전자가 인체에 유익한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바이오
TV"를 개발한데 이어 금성사가 지난달 실내공기를 신선하게 유지시켜주는
음이온을 공급하는 TV"아트비전 그린"을 선보이자 아남전자는 며칠뒤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동시에 방출하는 "바이온 TV"출시로 맞섰다.

대우전자도 이에맞서 전자파등 인체에 유해한 요소들의 방출을 거의
완전히 차단하는 새로운 TV를 곧 내놓을 예정이다.
또 지난달 17일 삼성전자의 "사이클로-펜탄"냉장고개발로 가전3사의
CFC(염화불화탄소)대체냉장고개발경쟁도 절정에 이르렀다.

현재 시판되고있는 금성사의 카오스세탁기 "팡팡" 삼성전자의 "환경보
호 세탁기" 대우전자의 "공기방울 세탁기"등도 환경상품의 일종이다.
컬러TV 냉장고 세탁기분야에서 이같은 아이디어상품의 잇따른 출현은
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겨냥한 것이다.

환경상품외에도 서로 다른 제품의 기능을 결합시킨 복합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컬러TV와 VTR을 결합한 비디오비전(TVTR), 에어콘 공기정화기 히터를
한꺼번에 결합한 4계절 에어콘, 유선과 무선기능을 함께 갖추고있는
유무선전화기, 전자레인지와 가스레인지를 합한 가스오븐레인지 등이다.
TV VTR 오디오의 기능을 한데 모은 AV(오디오 비디오)제품도 점차
첨단화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TV LDP(레이저 디스크 플레이어) 오디오기능을 통합시킨 노래방기기,
컬러TV에 CDG(컴팩트 디스크 그래픽)데크를 채용해 별도의 장치를
설치하지않고도 안방에서 즐길수 있는 노래방기기도 나왔다.

2가지이상 기기의 기능을 단순 결합한 상품과는 달리 첨단기술을
동원, TV와 PC(퍼스널 컴퓨터)를 결합시킨 CD-I(대화형 컴팩트
디스크)제품도 출현하고 있다. CD-I는 컴퓨터를 TV에 연결하면 CD안에
수록되어있는 각종 영상 음성 문자정보를 선택적으로 꺼내 볼 수있는
이른바 멀티미디어상품이다. 움직이는 화면까지 볼 수 있는 CD-I FMV
(완전동화상)제품개발도 이뤄지고있다.

뿐만아니라 소비자들이 복잡한 작동방법을 싫어하는 추세에 맞춰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간편한 아이디어상품들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프트화상품들이다.

VTR에 소리안내기능을 갖춘 반도체칩을 내장시켜 예약순서를 음성
으로 미리 알려주고 잘못 조작되었을 경우 틀렸다고 지시하는 삼성
전자의 "말하는 VTR"이 대표적인 예이다. 대우전자는 현관에 설치된
비디오폰과 VTR을 연결시켜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을 확인하고 부재시에
방문자를 녹화할 수 있는 도어비전기능 초간편VTR을 내놓고 있다.

최근들어 이처럼 아이디어상품들이 잇달아 쏟아져 나오고있는 것은
가전부문의 획기적인 기술개발을 발판으로 대규모 수요창출을 일으킬
수있는 신제품이 아직까지 등장하지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50년대에는 라디오, 60년대는 컬러TV, 70년대는 하이파이 오디오,
80년대는 VTR와같은 획기적인 신제품이 나와 수요창출을 선도했으나
90년대에는 아직 이러한 신제품이 출현하지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HDTV와 같은 혁신기술은 아직 실용화되지 않고있고 기존가전기술이
한계에 이르러 획기적인 신제품개발이 아님 기존제품의 기능개선과
복합화.소프트화로 대체수요를 창출하는 수준에 머물고있다는 것이다.

신규수요창출이 예상되는 HDTV도 미국이 방송표준방식제정을 미루고
있어 제품화가 지연되고있다.
가전분야와 컴퓨터.통신분야를 결합하는 멀티미디어산업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할때까지 가전업계의 아이디어상품개발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