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산업에 이어 건영과 영풍이 지배주주신청을 포기함에 따라
제2이동통신의 지배주주자리를 둘러싼 참여희망업체들간의 각축전은
점점 포철과 코오롱의 대결로 좁혀지고있다. 물론 포철과 코오롱
외에도 동부 금호 삼환기업이 지배주주자리를 노리고 신청서류를
준비하고있다. 그러나 결국은 이중 일부는 신청자체를 포기하고
신청서를 접수시킨다해도 2년이상 준비해온 포철과 코오롱에 맞서기는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지배주주는 포철과 코오롱중에서 한회사가 선정되고 나머지
업체들은 단순지분참여에 그칠 것이라는데는 논란의 여지가 별로
없다. 제2이동통신의 지배주주자리는 포철과 코오롱중 과연 어느쪽에
돌아갈 것인가.

먼저 전경련의 심사기준을 보자. 전경련은 지난달 31일 심사기준및
심사일정을 발표하면서 오는 3,4일중 신청서류를 접수, 14일부터 18일
까지 5일간 심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사는 합동서류심사와
합동면접심사형태로 진행하고 기술부문, 인력및 경영계획, 대표사의
기업적 측면 등을 보는데 중점을 두기로했다. 전경련은 심사위원들의
심사결과를 토대로 21일과 25일 두차례의 회장단회의를 개최, 여기서
지배주주를 최종 낙점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있다.

전경련심사기준에 비추어볼때 기술부문에서는 포철이 코오롱을
앞선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기술부문에 대한 심사는 서류심사가
중심이 될수밖에 없는데 전경련이 서류심사는 지난 92년의 체신부
심사결과를 존중키로했기 때문이다. 92년의 체신부최종심사(2차)에서는
포철이 선경에 이어 2위를 차지, 3위에 머문 코오롱을 앞서었다. 물론
코오롱도 기술적 측면만 떼어놓고 보면 포철에 뒤질게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번째 평가항목인 인력및 경영계획은 어느쪽이 앞선다고 딱부러지게
얘기하기 힘들다. 여기서는 인력수급계획과 설비투자및 써비스계획을
심사하도록돼있는데 설비투자라는 측면에서는 자금력이 앞서는 포철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나 나머지는 막상막하다. 포철은 포철대로 포항공대
산업과학기술연구소 등을 확보하고있어 전문인력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있고 코오롱도 84년에 이미 통신사업부를 그룹네에
설치해 인재를 양성해왔기 때문에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고 반박한다.
회사규모의 차이에서 오는 투자능력의 격차는 어쩔수없지만 다른부문은
결코 뒤지지않는다는게 코오롱측의 주장이다.

세번째 심사항목인 기업적 측면은 어떤가. 전경련은 심사기준에서
대표사의 기업적 측면은 재무상태 등 신청법인의 기본사항, 경영
효율성 장기발전전략 투자우선순위 등 기업경쟁력, 노사관계 경영의
이념 등 기업의 사회적 기여도 등을 말한다고 밝혔다.

재무상태 노사관계 등을 빼고는 객관적 평가가 어려운 내용들인데
기업적 측면이 "2통"지배주주의 향방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있는 것도 이처럼 추상적인 내용들이 많아 주관이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코오롱이 순수상기업임을 내세워 민영화
대상인 공기업(포철)이 "2통"을 경영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논리를
은근히 펴고있는 것이나 포철이 자신들을 자신들을 공기업으로 분류,
지배주주에서 배제해야한다는 주장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결국은 이같은 기업적 측면의 평가가 중요한 변수가 될수있다는
판단에서다.

어쨋튼 "2통"의향방은 전경련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 전경련
회장단의 의중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정상
두차례의 회장단회의를 거쳐 "2통"의 지배주주를 최종 낙점하게돼있는
데다 중요변수로 떠오른 기업적 측면에 대한 점수는 성격상 회장단이
매기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희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