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그룹이 최근 정기임원인사를 실시, 주요 대기업그룹의 임원인사가
마무리 되었다. 주요 그룹들은 올해 인사에서 기업의 경쟁력강화에
초점을 맞춰 능력위주의 과감한 발탁인사를 실시, 세대교체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초 까지 정기임원인사를 실시한 30대그룹
중 현대 삼성 럭키금성 대우 선경 쌍용 기아 대림 두산 한일 효성 코오롱
진로 고합 미원 등 주요 15개그룹의 승진임원 1천4백50명에 대한 신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임원의 고령화추세가 멈추고 젊은층의
기용이 돋보였다.
기술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면서 기업들이 적용하는 승진의 잣대부터
달라지고있다. 연공과 서열보다는 창의력과 기술력으로 평가되는 능력이
앞자리를 차지했고 생산기술직에서의 발탁인사가 두드러졌다.

<김수섭 기자>

===================================================================

<>전공별 현황=이공계출신이 전체의 55.0%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서도 공대출신이 80%이상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나타냈다.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을 중시해야 한다는 경영전략이
올해 인사에 반영된 것이다.

5대그룹의 경우 삼성을 제외한 전그룹이 승진인사의 절반이상을 이공계
출신에 할당했다. 이들 그룹가운데 업종의 성격상 중화학공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그룹일수록 이공계의 승진이 두드러졌다. 기술중시경영을 선언한
대우그룹은 전체승진임원의 64%를 이공계출신으로 채워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높은 현대그룹도 60.8%를 기록했다. 럭키
금성그룹도 이공계가 57.0%를 자치했으며 선경은 50.9%로 이공계가 소폭의
우위를 보였다.

이공계출신의 발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은 새로 임원대열에
끼게되는 이사대우급이다. 럭키금성그룹은 이사대우승진인사중 68.1%가
이공계 출신이었으며 이중 공대출신이 88.6%에 이르렀다. 그다음으로
대우가 67.0%의 비중을 보였고 선경 61.0%, 현대 60.0%의 순으로
60%이상을 이공계에서 발탁했다. 반면 삼성그룹은 인문계를 1백42명,
이공계를 1백35명 승진시켜 인문계출신의 비중이 높았다.

이와함께 대우등 일부그룹의 경우 국제화 시대를 대비해 해외영업
분야를 대폭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외근무경력자와 해외영업관련
종사자를 대폭 승진대열에 포함시켜 인문계 중에서는 해외부문의 승진이
두드러졌다.

<>분야별=공장의 생산 설계 연구개발등 생산기술분야의 우대풍조는
지난해보다 더욱 무르익은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올해 생산기술직의
승진이 전체의 43.1%를 차지해 지난해의 37%선에 비해 눈에띄게 높아
졌다. 반면 지난해 30%선이었던 관리직의 비중은 26.6%로 떨어졌다.
영업직도 지난해의 영업부진 현상때문에 19.4%로 전년도에 비해
3%포인트정도 낮아져 관리직과 영업직의 수난이 계속되었다.

기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전체 승진임원의 45.9%를 생산기술직에서
발탁, 생산기술직의 승진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전통적으로
생산기술직 종사자가 많은 현대그룹이 1백13명의 생산기술직임원을
승진시켜 전체의 42.9%의 비중을 나타냈다. 대림그룹도 42.6%를 생산
기술직에서 발탁했으며 대우도 41.8%의 비중을 보였다.

반면 코오롱그룹은 올해 승진임원 50명중 28명을 관리직에서 뽑아 올려
다른 대기업그룹과 대조적이었다.
이처럼 생산기술직이 우대받는 가운데서도 최근 몇년간 퇴조를 보였던
기획직의 경우 8.7%의 비중으로 전년도보다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정보화시대를 맞은데다 기업경쟁력강화를 위한 크고 작은 투자계획수립의
필요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학별=서울대출신이 3백68명으로 전체의 25.4%를 차지해 수위를
나타냈다.
5대그룹 가운데에서는 삼성이 27.9%(77명)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
했고 선경이 27.8%, 현대 25.8%, 럭키금성 24.5%, 대우 22.1%의 순으로
나타났다. 효성 대림 코오롱 진로등의 그룹은 모두 30%이상의 높은
비중을 보였다.

공과대학의 비중이 높았던 한양대출신의 부각은 올해도 이어졌다.
한양대 출신의 승진인원은 1백92명으로 전체의 13.2%로 기술직우대
풍조로 공대출신의 기용이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연세대는 10.7%로 9.2%를 기록한 고려대를 약간 상회했다.
성균관대는 4.4%의 비중을 보였다. 지방대의 경우 인하대가 3.6%,
부산대가 3.4%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상위그룹에 랭크되었다.
대학간의 구성비 격차는 하위급임원으로 내려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선경의 경우 올해 이사대우승진 인사중 한양대출신이 8명으로 서울대출신
4명을 제끼고 1위를 차지했다. 럭키금성그룹의 경우 이사대우승진자
72명중 서울대출신이 17명, 연세대가 15명, 한양대 11명, 고려대 8명의
순으로 상위그룹대학의 평준화현상을 보였다.

<>승진소요기간=대기업그룹들이 일제히 세대교체를 시도하는 바람에
임원대열에 서게되는 소요시간도 크게 단축되었다. 대기업그룹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하는데 소요된 기간은 입사후 평균 18년정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5대그룹중 선경이 평균 16년으로 가장 빨리 승진하고 럭키금성그룹이
17년6개월정도로 비교적 단기간에 이사대우직에 올랐다. 직원수가 가장
많은 삼성과 현대가 각각 20년과 19년씩의 시간이 걸려 조직이 클수록
승진도 늦어지고있다.

주요그룹의 임원들이 이사대우에서 이사로 승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년 6개월~3년 6개월이고 이사에서 상무는 3년안팎, 상무에서
전무는 4년, 전무에서 부사장이 4년정도씩 인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승진연한을 감안한다면 군필 대졸신입사원이 평균적인 승진을 거듭
한다면 63세전후에 사장직에 오를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현재 그룹사에 근무중인 대기업그룹의 사장들이 대부분 50대
중반과 후반인점을 생각하면 최고경영자가 되기위해서는 고속승진을
하지않고서는 불가능 함을 말해주고있다.

<>직급별평균연령=이사대우로 승진한 인사들의 평균연령은 45.4세로
전년도의 46.4세보다 1세 낮아졌다. 최근 몇년간 이어졌던 고령화
현상에 제동이 걸린것이다.

각 그룹기업들이 승진연한을 무시한 능력위주의 인사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그룹별로는 가장 과감한 세대교체를 실시했던 삼성과 효성이
평균 44세로 가장 낮았다. 현대와 대우도 45세로 평균연령이 상당히
떨어졌으며 럭키금성, 쌍용, 기아가 46세, 선경이 47세로 평균치를
넘었다.

개인별로는 신윤승 삼성전자메모리본부 이사대우, 안재봉 금성산전
이사대우, 정윤택 효성그룹종합조정실 이사대우가 39세의 최연소로
기용되었다. 최연장자는 박상묵 대우중공엄이사대우로 53세에 승진했다.
각그룹의 파격적인 승진인사는 이사급과 상무급에서도 자주 눈에띄었다.

대림그룹의 이병선 오라관광이사가 39세로 이사로 발탁되었으며 이성철
대우중공업상무(45세)는 이사승진후 1년만에 상무로 고속승진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각 그룹이 저마다 세대교체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30대 임원은 3명에 그쳐 국내산업인력의 고령화는 장기적인 추세에
놓여있음을 말해주고있다. 이른바 개발연대에 나타났던 "30대 임원
시대"는 첨단기술직을 제외하고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을 맞고있는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들의 평균연령도 54.6세로 비교적
낮아졌다. 그룹별로는 현대가 51세로 부사장 승진평균연령보다 낮았으며
삼성도 53세의 비교적 젊은층을 기용했다. 반면 럭키금성과 쌍용은 평균
57세로 서열과 연령을 고려한 흔적이 많았다.

<>기타=이번 그룹인사에서는 고졸출신의 발탁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승진임원의 대열에 고졸출신이 17명 포함되었있다. 그룹별로는 기아그룹이
기술직을 중심으로 5명을 승진시켜 전체 승진임원의 6.8%를 고졸출신에게
할당했다. 삼성은 삼성생명 호텔신라의 영업직사원과 삼성전자의 기술직등
4명을 승진시켰다. 이중에서 삼성생명의 임춘자씨는 여성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대표적이 케이스. 엔지니어출신이 많은 대림과 쌍용도 각각
3명과 2명씩의 고졸출신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한편 여성의 임원진출은 삼성의 임씨와 현대건설의 권애자씨가 나란히
이사대우로 승진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동안 기업체의 여성진출이
많지않아 아직도 여성이 임원급으로 승진하는 자체가 뉴스의 촛점이될
정도에 머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