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해버렸지"…돈없는 20대도 명품은 질렀다 [이슈+]

▽ 2017년 3분기보다 명품 구매 7.5배 ↑
▽ 부유함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 유행
▽ SNS 자극받은 20대 명품 쇼핑 '급증'
사진=래퍼 도끼, 염따 인스타그램,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1. 전직 프로게이머 서지수 씨는 최근 유튜브에 '명품하울 4000만원 쇼핑 언박싱 플렉스 함께 풀어봐요'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서 씨는 루이비통·샤넬·크리스찬 디올·로저비비에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을 배경으로 등장해 박스에서 하나씩 제품을 꺼내 소개한다.

#2. 하울(haul) 비디오는 전자기기 '개봉기(언박싱)' 방식에서 시작한 영상으로 구매한 물건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명품 하울'이 인기다. 인기 영상의 경우 조회수가 200만회를 넘기도 한다.

#3. 래퍼 염따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 영상. 카메라는 쌓인 돈다발을 지나 염따가 안고 있는 샤넬 가방을 비춘다. 염따는 "이상하게 요새는 나이먹어서 그런가. 알록달록한 게 좋아"라며 샤넬 가방에서 같은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지갑을 꺼내든다.
이른바 '플렉스'(돈을 쓰면서 자랑한다는 뜻의 신조어,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 등으로 SNS에 사용) 인기 현상의 단면들이다. 자기과시형 고가 명품 등 구매하는 문화가 젊은 층에 확산하면서 20대의 명품 소비도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빅데이터 컨설팅업체 롯데멤버스가 28일 공개한 '트렌드Y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20대 소비자의 명품 구매 건수는 2017년 3분기보다 7.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멤버스는 엘포인트의 리서치 플랫폼 '라임'에서 최근 6개월간 명품 구매자 33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엘포인트 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또한 같은 기간 연령대별 명품 이용 비중에서도 20대 소비자의 비중은 6.4%포인트 늘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사회초년생 직장인(59.8%)뿐 아니라 소득이 없는 학생(23.4%)도 10명 중 2명 꼴로 명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2019년 엘포인트 분석. 자료=롯데멤버스 제공

20대 명품 소비자는 제품 구입 시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26.7%)를 통해 명품 정보를 얻었다. 구매 채널 중에서는 브랜드 매장(12.8%)을 가장 선호했다.

20대 소비자가 명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속성은 디자인(59.2%)이었다. 실용성(32.5%)과 가격(32.3%), 브랜드(32.1%) 순으로 고려했다.구매 품목 종류로는 반지갑(34.2%)과 카드지갑(25.1%) 등 지갑류와 함께 운동화(23.1%) 등 실용적인 제품이 상위에 올랐다.

롯데멤버스는 20대의 명품 소비 증가 요인으로 플렉스를 주목했다. 플렉스는 힙합 문화에서 래퍼들이 부나 귀중품을 뽐내는 모습에서 유래해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과시하다’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1990년대생을 중심으로 이른바 플렉스 문화가 형성되면서 명품 소비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며 "명품시장 주 고객층은 여전히 3040세대지만 최근 유통사와 명품 브랜드들이 20대 구매자를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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