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방한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면담 장소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5월 방한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면담 장소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함에 따라 당장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 감축법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약 526만 원), 신차에 최대 7500달러(약 985만 원)를 세액공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단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문제는 현재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가 없다는 것. 현대차그룹은 올해 1~7월 미국에서 전년 대비 73.1% 증가한 3만9484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전년 대비 176.2% 증가한 1만8328대를, 기아가 471.6% 늘어난 2만1156대를 판매했다. 이중 아이오닉 5와 EV6가 각각 1만5670대, EV6가 1만4284대를 차지한다.

이러한 흥행에 힙입어 현대차·기아의 올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를 기록, 테슬라의 뒤를 이어 2위로 치고 올라갔는데 이번 인플레 감축법으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美서 잘나가던 '아이오닉5·EV6' 급제동…고민 깊어진 현대차
미국 시장에서 잘 나가다가 급제동...대응책 시나리오는
당장 현대차의 미국 시장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가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있는 기존 생산라인에 3억 달러(약 3600억 원)을 투자해 올해 11월께 전기차 GV70을 생산할 계획이다. 해당 생산라인에서 GV70 외의 다른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으나, 이 정도 설비로는 미국 내 전기차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5월 미국 조지아주에 6조3000억원을 들여 전기차 공장을 짓는 게 그나마 현재로서 확실하게 언급할 수 있는 대응책이지만, 이마저도 2025년 완공돼 최소 3년간은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인플레 감축법에 대응해 내연기관 차량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올해 2분기 미국 시장에서서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크루즈, 투싼, 싼타페 등의 판매 비중은 75%를 초과해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이 경우 전동화 추세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는 앞서 미국 시장 내에서 아이오닉5의 뒤를 이어 아이오닉6 등의 판매를 준비하고 제네시스 EV 신규 라인업을 투입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