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 상품성 그대로 누리는 높은 경제성

잠시 안정은 됐지만 전쟁으로 인한 역대급 기름 값에 놀란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변동성이 적은 연료비가 적게 드는 차로 눈길을 돌린다. 때마침 기아가 '스포티지 LPI'라는 한 수를 뒀다. 스포티지만의 준수한 상품성에 저렴한 LPG의 경제성을 입혀 시너지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장이 반응은 뜨겁다.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단점 찾기 어려운 디자인과 상품성
5세대를 맞이한 스포티지 내외관은 낯선 설렘을 느낄 만한 디자인으로 진보했다. 더듬이를 닮은 LED 주간주행등과 독특한 조형미를 갖춘 헤드램프, 굵직한 패턴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만드는 인상은 과감하면서도 독창적이다. 그럼에도 기아의 디자인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시승차는 그래비티 트림으로 그릴과 앞뒤 범퍼, 필러 가니쉬, 19인치 알로이 휠 등을 역동적으로 바꿨다.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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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디자인도 개성적이다. 특히 무심결에 '휙' 그어 놓은 듯한 캐릭터라인과 리어 펜더의 양감은 묘한 대조를 이루며 차체를 가로지른다. C필러와 D필러는 넓은 측창으로 덮어 차체를 길어 보이게 한다. 날렵한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캐릭터라인의 연장선 역할을 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강조한다. 깃발 형태의 사이드미러는 얇게 빚어내 세단 감성이 느껴진다.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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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부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개성 있는 조형성을 보여준다. 좌우 길게 뻗은 리어램프는 다양한 조형을 겹겹이 쌓아올린 모습이다. 캐릭터라인을 따라 그린 듯한 트렁크의 굴곡이나 한껏 치켜 올린 클래딩 마감도 신선하다. 와이퍼를 스포일러 안쪽에 숨긴 깔끔한 마감도 돋보인다.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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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12.3인치 크기의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을 하나의 곡면에 담은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수평형 송풍구, 우드그레인 등을 더해 첨단의 분위기와 고급스러움이 공존한다.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시스템을 전환하는 터치 패널과 전자식 변속 다이얼도 매력적이다.

시트는 가죽과 스웨이드를 적절히 버무렸다. 앞좌석은 통풍과 열선을, 뒷좌석은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 공간은 성인이 앉아도 넉넉할 뿐 아니라 리클라이닝을 지원해 편한 승차가 가능하다. 앞좌석 뒤편엔 C타입 USB 단자를 마련해 디바이스를 쉽게 충전할 수 있다. 뒷좌석은 6:4 비율로 나눠 접을 수 있다. 가솔린, 디젤 제품의 경우 좌석을 접을 때 바닥이 아래로 내려가는 다이브 기능을 적용했지만 LPI는 이 기능이 사라졌다.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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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차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작은 트렁크는 도넛형 봄베가 등장하면서 거의 사라졌다. 도넛형 봄베는 트렁크 아래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안전하게 장착했다. 봄베 용량은 80ℓ로, 안전상 64ℓ까지 가스를 채울 수 있다. 봄베 부피가 큰 탓에 트렁크 바닥은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조금 올라왔다. 뒷좌석에 다이브 기능이 없는 이유는 시트를 접었을 때 트렁크와 높이를 맞춰 완전한 평탄화를 이루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차박을 즐길 때에도 별도의 매트가 필요 없다.

▲경제성과 정숙성의 힘
스포티지 LPI는 스마트스트림 L2.0 엔진을 탑재해 최고 146마력, 최대토크 19.5㎏·m를 발휘한다. 이미 K5 LPI 등에 얹어 성능을 검증한 엔진이다. 가속력은 일상 주행에 무리가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변속기는 6단 자동으로, 도심 주행과 고속도로 제한속도에 맞춘 세팅이 이뤄졌다. 다단화 추세를 감안하면 아쉽지만 엔진 성능을 잘 뒷받침한다.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8.8㎞/ℓ(19인치 휠, 빌트인 캠)를 인증 받았다. 실제 출퇴근을 했던 도심에선 8~10㎞/ℓ가 표시됐고 고속도로에서는 10~13㎞/ℓ 수준의 효율이 계기판에 찍혔다. 효율과 연료 탱크 크기를 감안하면 1회 충전 시 450~600㎞를 달릴 수 있는 셈이다.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효율이 낮지만 ℓ당 700원 이상 낮은 연료 가격을 감안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게다가 엔진에 터보 등의 과급기를 장착하지 않아 유지 관리도 쉬운 편이다.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몸 놀림은 경쾌하다. 현대차그룹의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무게 중심을 낮춘 덕분이다. 하체는 제법 단단해 롤링을 충분히 억제한다. 정숙성은 LPG 엔진 특유의 조용함과 스포티지의 NVH 특성과 결합하면서 상당한 수준이다. 고속에서도 옆 사람과 속삭일 수 있는 정도다.

정교하게 다듬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빗길이나 야간 주행에서도 차선과 차간거리를 명확히 읽어나간다. 이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속도를 제어할 뿐만 아니라 터널, 지하차도에서는 공조장치를 내기 순환 모드로 알아서 전환하기도 한다. 긴급 자동 제동 시스템은 예민한 편이다. 스마트 키 조작만으로 시동을 걸거나 차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는 주차나 출차 시 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시승]고유가 시대 영웅, 기아 스포티지 LPI

▲기대 이상의 수요, 더 만들어야
스포티지는 요즘 기아가 출시한 제품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안 그래도 잘 나가는 스포티지에게 기아가 LPI로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하지만 LPI의 생산대수는 월 250대로 비중이 적다. 그러나 최근 스포티지 내수 수요 중 절반을 LPI가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공급을 더 늘려야 할 것 같다.

가격은 2,538만~3,284만원(개소세 인하 기준)으로 가솔린 터보(2,474만~3,338만원)나 디젤(2,729만~3,593만원), 하이브리드(3,306만~3,890만원)보다 낮다. 그러나 상품성은 같아 저렴한 연료비와 함께 수요 증가에 기여한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