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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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폭등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타이어 업계가 올 1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17일 각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업계 3위 넥센타이어는 올 1분기 영업손실이 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2억원 영업이익을 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적자 전환됐다. 이 기간 매출 5329억원으로 전년 동기(4938억원)보다 7.9%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인한 물류비 급증, 원부재료 상승, 중국 봉쇄로 인한 수요 둔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차량 생산 감소 등이 악재였다"고 설명했다.

업계 2위 금호타이어도 올 1분기 매출액 7387억원과 영업익 5억3000만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26.1% 증가했지만 영업익(4억5000만원)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앞선 11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업계 1위 한국타이어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2.2%나 줄어든 126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10.8% 증가한 1조7906억원을 기록했으나 비용이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타이어 업계는 최근 '3중고'를 겪고 있다.

우선 타이어의 핵심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이 지난 1년 간 30% 뛰었다. 2020년 말 t당 172만원 수준이던 천연고무 가격은 지난해 말 t당 210만원까지 올랐다. 올 1분기 말 기준 223만원까지 치솟았다가 4월 들어서야 한 풀 꺾였다.

합성고무와 카본블랙 등 부자재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으면서 덩달아 가격이 올랐다. 합성고무 가격은 2020년 말 t당 177만원에서 지난해 말 219만원으로, 카본블랙은 같은 기간 100만원에서 116만원으로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운임료 폭등도 타이어 업체들 비용을 크게 증가시킨 요인.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9월까지 20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4643포인트까지 올랐었다. 이후에는 상승세가 다소 꺾였다가 오미크론이 확산되자 지난해 말 5046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넘었다. 지난달 말에는 그나마 4200포인트대까지 내려왔다.

그럼에도 이 지수가 2020년 1400포인트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오른 것이다. SCFI는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로 컨테이너 선사들은 이 지수에 기반해 운임을 정한다.

타이어 업계의 주 고객인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으로 신차를 제때 출고하지 못하는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완성차 업계에선 올해 반도체 부족으로 약 200만대가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타이어 업체들은 연초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는 지난 3월 차례로 타이어 가격을 3~10% 인상했다. 올 2분기에도 최대 10%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도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