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쉐보레가 ‘RV(레저용 차량) 전문 브랜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쉐보레 포트폴리오의 60%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불과 2년 만이다.

쉐보레 RV 실적 동반 상승

쉐보레의 RV 전문 브랜드 입지는 수치로 나타난다. ‘리얼 뉴 콜로라도’는 지난 9월 수입자동차협회 기준 총 758대가 등록돼 베스트셀링카 1위(트림 기준)에 올랐다. 픽업트럭이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에 오른 것은 역대 최초다. 쉐보레 모델이 수입차 월간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쉐보레의 정통 아메리칸 대형 SUV 트래버스는 수입 대형 SUV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트래버스는 9월에만 255대 판매되며 석 달 연속 가장 많이 팔린 수입 대형 SUV에 올랐다. 트래버스는 9월 연료별(가솔린)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전체 9위에 오르며 탄탄한 입지를 확인했다.

국내 생산 모델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GM의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9월까지 국내에서 총 1만6295대 판매되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악재에도 해당 세그먼트에서 유일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수출 시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트레일블레이저는 8월까지 총 10만3216대 수출됐다. 국내 완성차 모델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6월에는 1만5165대 수출돼 월간 국내 자동차 수출 1위에까지 올랐을 정도다.

세계 최초 SUV…100년 역사 픽업트럭

쉐보레는 오랜 RV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35년 탄생한 ‘서버번 캐리올’ 8인승 모델은 쉐보레가 0.5t 상업용 트럭을 기반으로 제작한 세계 최초의 SUV다. 쉐보레는 1969년 K5 블레이저, 1995년 블레이저 등 매번 진화한 SUV를 내놓으며 선구자로 우뚝 섰다.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쉐보레는 트랙스, 트래버스, 타호 등 지금의 진일보한 SUV를 탄생시켰다.

쉐보레 픽업트럭의 역사는 SUV보다 더 길다. 쉐보레는 102년 전인 1918년 픽업트럭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작년 기준 판매된 쉐보레 픽업트럭만 해도 8500만 대가 넘는다. 쉐보레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중형 픽업과 라이트듀티 대형 픽업, 헤비듀티 대형 픽업 등 세 가지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고 있다.

쉐보레는 콜로라도, 실버라도, 실버라도 HD 라인업으로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을 개척한 콜로라도는 2014년 출시 이후 총 58만 대 이상 판매되며 미국 중형 픽업트럭 시장을 리드하는 인기 모델이다.

차박 캠핑에 안성맞춤

쉐보레 RV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경쟁 모델보다 큰 차체다. 대형 SUV 트래버스는 국내 판매 중인 승용 모델 중 가장 긴 차체를 보유했다. 트래버스의 전장은 5200㎜로 경쟁 모델보다 150㎜나 길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3073㎜로 경쟁 모델 가운데 가장 넓다. 2열과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적재량이 최대 2780L까지 늘어난다. 부피가 큰 짐을 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성인 두 명이 편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된다.

콜로라도 역시 정통 픽업답게 전장 5395㎜, 전폭 1885㎜, 전고 1795㎜의 당당한 차체를 갖췄다. 3258㎜의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넉넉한 실내공간과 1170L에 이르는 적재능력도 매력적이다. 트레일러를 연결할 수 있는 히치와 트레일링 전용 각종 안전장비도 적용됐다.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도 마찬가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사륜구동을 적용한 동급 정통 SUV 가운데 가장 큰 차체를 갖고 있다. 소형 SUV를 뛰어넘는 실내공간으로 싱글족이 ‘차박’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설계 단계부터 공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SUV로 디자인됐다. 최대 전장 4425㎜로 기존 국산 소형 SUV보다 20~30㎝가량 길 정도다.

쉐보레 RV 라인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경남 창원공장에서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준비하고 있다. 쉐보레 타호 등은 국내 도입을 검토 중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