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 4만대 돌파
내년 상반기까지 4만7000대 생산 계획…완판 코앞
사전계약 28일까지 받은 뒤 29일 정식 출시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차(207,500 -0.72%)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의 기세가 심상찮다.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경차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접수를 시작한 캐스퍼 사전계약 대수는 최근 4만대를 넘겼다. 사전계약 첫날 1만8940대가 몰리며 내연기관차 최다 기록을 쓴 데 이어 온라인 판매에 힘입어 추석 연휴에도 2만대를 훌쩍 넘는 주문이 몰린 것.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캐스퍼는 2002년 아토즈 단종 뒤 현대차가 19년 만에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통해 선보이는 경차다. 현대차가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고 '광주형일자리 1호' GGM이 위탁생산을 맡는다.

GGM은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사 상생도 실천하고자 평균 초임을 현대차·기아(83,600 -0.24%) 평균임금(각 8800만원, 9100만원)의 절반 수준인 350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차량은 MZ(밀레니엄+Z) 세대를 겨냥해 웹사이트 '캐스퍼 온라인'에서 100% 온라인 판매가 진행 중이다. 대리점에서 실물을 전시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차량 소개와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다양한 신기술도 들어갔다. 현대차는 캐스퍼 온라인에 현대오토에버(120,000 -0.41%)의 3D 컨피규레이터 기술을 적용했다.
캐스퍼의 앞좌석을 모두 접은 모습. 사진=현대차

캐스퍼의 앞좌석을 모두 접은 모습. 사진=현대차

이 기술을 통해 소비자는 차량 내·외관은 물론 각종 기능 작동 방식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마우스 클릭으로 선루프나 트렁크를 여닫고 실내에 앉은 것 같은 시야에서 시트를 접어보는 것은 물론 캐스퍼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운전석 풀폴딩 시트'도 온라인에서 쉽게 체험 가능하다. 일종의 메타버스 기술인 셈이다.

캐스퍼는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고자 앞·뒷좌석 모두에 폴딩(등받이를 앞으로 접는 것), 슬라이딩(시트를 앞·뒤로 움직이는 것), 리클라이닝(등받이를 앞·뒤로 기울이는 것) 기능을 적용했다.
캐스퍼의 사전계약 대수가 4만대를 넘어섰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캐스퍼의 사전계약 대수가 4만대를 넘어섰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에 따라 모든 좌석을 접어 최대 2059mm의 실내 공간을 확보하거나 뒷좌석을 최대 160mm 당겨 적재공간을 301L로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 활용을 위해 센터 콘솔을 없애고, 기어노브도 대시보드로 옮겼다.

캐스퍼의 흥행은 공간이 부족한 경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간 활용성을 최대로 늘리고 이러한 기능을 온라인에서 쉽게 설명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캐스퍼 사전계약 대수가 4만대를 넘어섰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캐스퍼 사전계약 대수가 4만대를 넘어섰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에는 캐스퍼 사전계약 인증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최근 4만1900번대 계약번호도 연이어 등록됐다. 열흘 동안 4만2000대 가까운 사전계약이 접수됐다는 의미다.

4만2000대는 기존 국내 경차 3종 중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모닝을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해 국내 경차 판매량은 모닝 3만8766대, 레이 2만8530대, 쉐보레 스파크 2만8936대 등 9만6232대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6만365대가 팔렸다. 레이가 전년 대비 29.0% 증가한 2만3657대 판매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경차의 경우 판매량이 모닝 17.3% 스파크 25.1%씩 감소한 결과다.

지난해 경차 판매량이 10만대 아래로 떨어지고 올해도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면서 경차가 소비자 외면을 받는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경쟁력 있는 신차는 소비자 선택을 받는다는 것을 캐스퍼가 증명한 셈이다. 더불어 현대차 노조가 반대해온 온라인 판매도 새로운 소비자인 MZ세대 취향을 저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캐스퍼 생산 라인 모습. 사진=뉴스1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캐스퍼 생산 라인 모습. 사진=뉴스1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 상반기까지 생산될 물량도 곧 동날 전망이다. GGM은 캐스퍼를 올해 1만2000대를 생산하고 내년 7만대 만들 계획이다. GGM의 생산 목표대로면 사전계약번호 4만7000번 차량까지가 내년 상반기 생산되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달 28일까지 웹사이트 '캐스퍼 온라인'을 통해 캐스퍼 사전계약을 접수하고 29일 차량을 정식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고객 직접판매(D2C)에 나선다. 사전계약기간 내년 상반기까지의 물량을 모두 판매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캐스퍼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이 기대 이상"이라며 "고객들이 차량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GGM과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캐스퍼는 전장·전폭·전고가 3595·1595·1575mm에 축간거리가 2400mm인 경차로, 기본 모델과 액티브 모델(1.0 터보)로 구성됐다. 차로유지보조, 전방충돌방지보조,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등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대거 탑재됐고 가격은 기본 모델이 1385만~1870만원이다. 액티브 모델은 트림별로 가격이 90만~95만원 추가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