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공개한 경형 SUV 캐스퍼의 기본 모델(왼쪽)과 액티브 모델.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공개한 경형 SUV 캐스퍼의 기본 모델(왼쪽)과 액티브 모델.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오는 15일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공개했다. 최근 대형차 선호 추세로 침체를 겪은 경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는 캐스퍼가 다음달 정식 출시를 앞두고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1일 외장 디자인이 공개된 캐스퍼(프로젝트명 AX1)는 현대차가 '아토스' 이후 19년 만에 선보이는 경차다. 전장·전폭·전고는 3595·1595·1575mm이며, 축간거리는 2400mm다. 기아 모닝보다는 전고가 높고 레이보다는 낮다. 전장과 전폭, 축간거리는 동일하다.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소형 SUV 베뉴보다 작은 캐스퍼는 현대차의 엔트리 SUV로 자리잡게 된다. 실용성과 안전성, 개성 있는 디자인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 수요에 초점을 맞췄다. 캐스퍼는 1.0 MPI 엔진을 탑재한 기본 모델과 1.0 T-GDI가 탑재된 액티브 모델(터보 모델)로 구성된다. 각각 76마력과 10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차명 캐스퍼는 스케이트보드를 뒤집어 착지하는 '캐스퍼' 기술에서 따왔다. 새로운 차급과 우수한 상품성으로 기존 자동차 시장의 판도와 고정관념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캐스퍼 외관에는 당당하면서 젊고 역동적인 엔트리 SUV 감성이 담겼다. 전면부는 상단에 턴 시그널 램프, 하단에 원형 LED 주간주행등(DRL)을 배치한 분리형 레이아웃을 채택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파라메트릭 패턴을 적용해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넓은 스키드 플레이트는 당당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측면부는 높은 지상고와 볼륨감 있는 펜더(휠 아치)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정면과 측면 앞좌석 창문을 연결하는 A필러는 검은색을 선택해 개방감을 부각시키고 B필러는 이음새 없이 도어 판넬과 하나로 연결해 견고한 인상을 강조했다. 뒷문 손잡이는 히든 타입으로 적용된 가운데 손잡이 상단에 웃는 사람 모습을 형상화한 캐스퍼 전용 엠블럼도 장착했다.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후면부는 테일게이트 좌우 폭을 키워 적재 편의성을 높였고 후미등에도 전면 그릴의 파라메트릭 패턴을 적용했다. 전면부와 동일한 원형 턴 시그널 램프도 자리잡았다. 터보 엔진을 장착한 액티브 모델은 전면에 원형 인터쿨러 흡입구와 메쉬타입 그릴, 스포티한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했고 후면에는 디퓨저 디자인을 형상화한 스키드 플레이트를 달았다.

현대차는 1일부터 캐스퍼 전용 웹사이트를 오픈하고 '얼리버드 예약 알림 신청 이벤트' 등 캐스퍼 구매 관련 정보를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위탁생산을 맡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오는 15일 캐스퍼 양산에 들어가 다음달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스퍼 출시로 한동안 신차가 없던 경차 시장에 4년 만에 새 모델이 등장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연 10만대 판매가 무너진 경차 시장에 캐스퍼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현대차 경형 SUV 캐스퍼. 사진=현대차
2010년대 매년 20만대씩 팔리며 전성기를 누렸던 국내 경차 시장은 지난해 판매량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도 감소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경차 판매량은 5만5000여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기아 모닝은 12.3%, 한국GM 쉐보레 스파크는 24.1% 판매량이 줄었지만 그나마 기아 레이가 차박 열풍에 2만1843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38% 증가한 덕에 감소폭을 줄인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 시장은 불황이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소비자 니즈에 맞춘 경쟁력을 갖춘 차량은 판매량이 늘어난다는 점 역시 확인됐다. 그건 신차가 없었던 만큼 캐스퍼가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