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102회
△ 기아 스포티지 시그니처 트림 시승기

▽ 개성 강한 DRL…외관 확 달라졌다
▽ 패밀리카 적합한 승차감·정숙성 매력
▽ 첨단 안전 기능에 예상 못한 연비도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24.0km/L. 기아의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며 나온 연비다. 6년 만에 5세대로 돌아온 스포티지는 정숙성과 첨단 기능에 더해 연비까지 갖춘 차량이었다.

1993년 세계 최초로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표방하며 등장한 스포티지가 5세대로 돌아왔다. 지난 17일 만난 스포티지 시그니처 트림은 3세대 플랫폼과 신규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고 디자인도 과감하게 달라져 있었다.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관이다. 망둥어, 메기, 개구리 등의 별명이 붙었던 전 세대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디자인의 연속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이 들 정도다.

전면부는 기아의 디자인 상징인 타이거 노즈(호랑이코) 양 옆으로 부등호(><)를 닮은 주간주행등(DRL)이 눈길을 끈다. DRL 바깥에는 전조등이 자리했고, 타이거 노즈 아래 크게 펼쳐진 그릴이 강한 인상을 만든다.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측면부는 비교적 얌전하지만, 손잡이 아래 캐릭터 라인을 부각시켰고, 하단에 크롬 몰딩으로 포인트를 줬다. 후면은 측하방으로 퍼지는 후미등을 달고 그 사이를 장식으로 연결해 차량이 넓어 보이도록 만들었다. 얼핏 보면 전용 전기차 EV6가 연상되는 형태다. 후미등 끝에는 스팅어처럼 검은 눈꼬리가 달렸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구조를 갖췄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메인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지면서 운전자를 향해 곡선을 그린다. 덕분에 운전자는 각도에 따른 왜곡이 없는 화면을 볼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복잡한 버튼도 깔끔한 터치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기능을 번갈아 선택하면 관련 기능이 담긴 터치식 버튼이 표출되는 방식이다.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측면은 운전자 어깨 바로 아래까지 올라올 정도로 높지만, 전방은 대시보드 높이를 낮춰 시야를 확보해준다. 도어와 대시보드의 높이차는 1~2cm 수준의 턱을 만드는데, 그 부분에 그늘이 지면서 운전자 앞을 검은 띠가 둘러싸는 느낌을 줬다.

운전자 중심 구조를 갖춘 우주선이나 요트에 탄 듯한 감각도 느껴졌다. 시야 확보를 위해 A필러 뒷 부분을 유리로 마감하고 사이드미러는 도어에 장착하기도 했다. 다만 시야 확보를 위해 대시보드를 낮추면서 공간이 부족해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빠진 것으로 보였다.

실내 공간도 중형 SUV에 비슷한 수준으로 넓어졌다. 준중형 SUV인 신형 스포티지의 전장·전폭·전고는 4660·1865·1660mm이며, 축간거리는 2755mm다. 한 세대 전 중형 SUV 쏘렌토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신형 스포티지가 전장은 140mm 짧지만, 전폭과 전고 차이는 각각 25·30mm에 불과하고 축간거리도 25mm 차이에 그친다.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기아의 준중형 SUV 5세대 스포티지.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첨단 기능도 체급을 넘어설 정도로 빼곡하게 탑재됐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등이 담겼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서라운드 뷰(SVM), 차량 내에서 간편결제를 할 수 있는 기아 페이, 커넥티드카 서비스 기아 커넥트 등도 적용됐다. 운전 피로도를 크게 낮추고 예상치 못한 사고도 줄여주는 기능들이다.

이날 시승차는 1.6L 카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엔진은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f·m을 발휘한다. 전기모터를 더한 시스템 최고 출력과 토크는 230마력, 35.7kgf·m다.
기아 5세대 스포티지. 사진=기아

기아 5세대 스포티지. 사진=기아

페달을 밟자 제법 부드럽게 출발했고, 주행 내내 엔진음은 물론, 외부 소음도 거의 유입되지 않는 정숙성을 보여줬다. 승차감도 세단에 준할 정도로 쾌적했다. 달리기 위한 차보다 가족을 위한 차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차량 성향을 감안해 경기 하남에서 여주 황학산까지 얌전히 운전해봤다. 포장 상태가 불량한 국도에서도 스포티지는 별다른 충격 없이 쾌적한 승차감을 유지했고 고속도로에서 최고속도인 110km/h까지 높여도 실내엔 정적만 흘렀다.

반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하면서 별다른 진동과 소리 없이 전방의 풍경만 바뀌는 묘한 상황이 이어졌다. 운전을 하는 입장에서 따분함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조수석과 뒷좌석에 탈 가족에게는 충분한 만족감을 줄 승차감이었다.
기아 5세대 스포티지. 사진=기아

기아 5세대 스포티지. 사진=기아

스포티지가 쾌적한 승차감을 만든 비결은 E-라이드, E-핸들링 기능에 있다. E-라이드는 둔턱을 통과하며 덜컹대지 않도록 만들어주고, E-핸들링은 조향을 할 때 더 민첩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다만 과속방지턱을 통과하는 등의 상황에서 이 기능들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개별 기능을 의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쾌적한 승차감 때문에 운전자에게 자극이 부족해 운전 집중도가 약간 떨어졌는데, 덕분에 두 번이나 길을 잘못 들었다. 그러면서 본래 64km 거리였던 시승 주행거리가 73.7km로 늘었다. 그럼에도 불만은 없었다. 차량에 기록된 연비가 공인연비를 크게 웃도는 24.0km/L에 달했기 때문이다. 74km를 주행하면서 사용한 기름이 3L에 그친 것. 넓은 공간에 더해 SUV에서 누리기 어려운 승차감과 경제성까지 겸비한 셈이다.

신형 스포티지의 가격은 1.6 가솔린 터보가 2488만~3373만원, 2.0 디젤은 2683만~3568만원이다. 하이브리드는 3311만~3906만원인데 개별 소비세 3.5%와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더하면 가격은 3109만~3691만원으로 약 200만원 가량 낮아진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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