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사진=캐딜락 홈페이지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사진=캐딜락 홈페이지
오는 2023년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캐딜락의 첫 전기차 '리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년 뒤 출시가 유력하지만 벌써부터 계약금을 넣고 대기하는 사례까지 등장할 정도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로 전기차 출고 적체가 심각한 것도 이같은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캐딜락코리아 한 공식 대리점은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리릭의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본사 차원의 공식 사전계약은 아니지만 대리점 차원에서 추후 계약 시 고객 편의를 위해 우선적 예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00만원의 예약금을 넣고 대기자 명단에 순서대로 예약자 이름을 올리는 식. 실제 계약이 진행될 때 주문 순서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예약금은 취소를 원하면 계약 진행 전 언제든 돌려주기로 했다.

다만 캐딜락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사전예약은 아니다. 대리점 차원에서 소비자들의 예약 관리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딜락코리아에서 공식 사전계약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사진=캐딜락 홈페이지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사진=캐딜락 홈페이지
출시 약 2년을 앞둔 시점에서 소비자들이 이 같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는 게 아주 드문 일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특히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경우 정부 보조금 문제가 걸려 있어 소비자들이 일단 가계약을 해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예약금을 선지불했어도 만약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 제조사들이 예약금을 되돌려주므로 계약을 미리 걸어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캐딜락코리아 관계자는 리릭의 경우는 기존 캐딜락 차량 출시 전 상황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상반기 출시한 신형 에스컬레이드도 글로벌 론칭 이후 차량이 국내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문의가 있었던 편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리릭처럼 명단을 별도로 관리할 정도는 아니었다. 일선 대리점에서 리릭에 대한 문의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만큼 리릭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리릭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직 글로벌 출시도 안 된 상태다. 출시 이전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 여파로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대기기간이 수개월씩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게 발 빠른 예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리릭의 디자인이나 가격 면에서도 소비자 호응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실내. 사진=캐딜락 홈페이지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실내. 사진=캐딜락 홈페이지
리릭은 GM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의 첫 전기차다. SUV 형태로 나온다. GM의 3세대 전기차 '얼티엄 플랫폼'과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얼티엄 배터리'가 적용됐다. 100킬로와트시(kWh) 배터리 탑재로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성능을 갖출 전망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캐딜락 자체 측정 결과 최대 300마일(약 483km)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인증 기준으로는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190kW급 고속 충전을 지원해 10분 충전으로 76마일(약 122km)을, 30분 충전으로는 최대 195마일(약 314km)까지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릭은 사륜구동 모델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GM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슈퍼 크루즈'이 탑재된다. 전장이 5m에 육박하며 크기는 캐딜락 대표 SUV인 XT5와 XT6 사이쯤으로 전망된다.

북미 판매 가격은 5만9990달러(약 7055만원)로 책정됐다. 국내 가격은 미정이다. 옵션을 더해 들어온다면 국내 시장에서는 최대 8000만원대로 판매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캐딜락은 지난 4월 리릭의 양산형 모델을 첫 공개했다. 다음달 18일 북미와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예약 주문을 시작한다. 생산은 내년 1분기, 글로벌 출시는 내년 상반기로 점쳐진다. 국내에는 출시 이후 약 1년의 기간을 두고 들어오는 만큼 오는 2023년 출시가 유력하다고 캐딜락코리아 관계자는 전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