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97회
△ 현대 아이오닉5 롱레인지 2WD 프레스티지 시승기

▽ 내연기관에 밀리지 않는 주행성능
▽ 아반떼 크기에 팰리세이드 만한 압도적 공간감
▽ 변수는 생산 차질·초고속 충전소 보급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2019년 현대차(233,000 -0.85%)가 독일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콘셉트카 '45 일렉트릭(NE)'이 2021년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로 대중 앞에 선보였다. 콘셉트카의 모습을 고스란히 구현한 아이오닉5는 실내공간, 주행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극복하고 내연기관 자동차와도 경쟁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처음 적용된 모델이다. 400V-800V 멀티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고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429km, 최고출력은 225kW, 최대토크는 605Nm이다.

외관은 포니를 계승한 콘셉트카 45 일렉트릭을 그대로 담아냈다. 파라메트릭 픽셀을 적용해 사각형이 강조된 전조등과 후미등이 가장 눈에 띈다. 여기에 더해 파팅 라인(차량 외관의 갈라진 경계)을 최소화해 익숙한 외관을 선보이면서도 동시에 미래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측면은 '오토 플러시 아웃사이드 핸들'이 적용돼 손잡이 부분까지 깔끔하게 마감됐다. 리모컨으로 차량 잠금을 풀면 매립형 손잡이가 튀어나오고 살짝 잡아당기면 문이 열렸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각진 모습에 다소 투박한 느낌을 줬지만 크게 거슬리진 않았다.

해치백 형태로 내려온 후면은 전면과 같은 파나메트릭 픽셀 후미등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뒷유리 와이퍼가 없어진 게 포인트다. 유리창 가까운 부분에 구멍이 뚫린 스포일러를 통해 뒷유리에 맺힌 빗방울이 바람에 쓸려나간다는 설명. 앞으로 현대차 전반에 적용될 것으로 관측되는 기술이다.

운전석에 앉으니 밝고 깔끔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일체형 12.3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길게 자리잡았고 좌우로 디지털 사이드 미러 디스플레이도 장착됐다. 센터페시아가 터치식 디스플레이로 모든 버튼이 통합되고 통상 기어노브가 복잡하게 있을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도 컵홀더와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정도로 정리돼 깔끔한 인상을 줬다.
아이오닉5 앞좌석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이오닉5 앞좌석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뒷좌석은 여유로운 공간이 돋보였다. 의자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했는데, 뒤로 끝까지 젖히자 소파에 앉은 듯 뒤로 기대 다리를 꼬고 편하게 앉는 것도 가능했다. 주차한 뒤 앞 좌석만 약간 당기면 작은 탁자를 놓고 사무실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다. 일반 가정집 10일치 전력도 갖추고 있어 전자제품 사용에도 문제가 없다.

아이오닉5 전장은 4635mm로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4650mm)보다 짧다. 그럼에도 축간거리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에 맞먹는 3000mm다. 준중형 크기의 작은 차에서 준대형 공간을 만든 셈. 준대형 전기차가 나오면 어느정도의 실내 공간이 나올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아이오닉5 번호판 밑에 '전기차는 타는(drive) 게 아니라 사는(live) 것'이라는 문구가 달렸다. 타고 이동하는 수단인 내연기관 자동차를 넘어 전기차는 그 자체가 생활의 공간이 된다는 의미를 담은 듯했다.
준중형 크기가 믿기지 않는 아이오닉5의 뒷좌석 공간.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준중형 크기가 믿기지 않는 아이오닉5의 뒷좌석 공간.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다만 트렁크 공간은 예상보다 좁았다. C필러가 가파르게 내려오고 트렁크 하단도 예상보다 높았던 탓이다. 짐을 많이 실으려면 슬라이딩 기능을 활용해 뒷좌석을 앞으로 당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 운전을 해보자 그간 출시됐던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를 잊게 만들 만큼 인상적이었다.

일부 전기차는 출발할 때 경쾌하다 못해 장난감처럼 가벼운 느낌을 준 데 비해 아이오닉5는 날렵한 내연기관 자동차로 느껴질 만큼 이질감 없이 움직였다. 엔진음이나 배기음, 진동 등이 없는 만큼 노면 소음이 부각되지 않을까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정숙했다.

회생제동도 거슬리지 않기에 내연기관 자동차만 타본 운전자에게도 고성능과 정숙성을 동시에 갖춘 해치백으로 여겨지기에 충분했다. 수준 높은 반자율주행 기능과 선명하고 넓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시 쾌적한 운전 환경에 일조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새로게 도입된 기술도 아이오닉5의 매력을 더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 뒤에 붙은 컬럼식 기어가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예상보다 쉽고 간편했다. 또 컬럼식 기어 덕분에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이 무척 여유로웠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거울보다 밝고 선명하게 후측방 모습을 보여줬다. 전방을 주시하다 사이드미러로 시선이 옮겨가는 중간 위치에 디지털 사이드 미러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아 타 브랜드에 비해 적응도 조금 더 쉬웠다.

74.9km를 주행하는 동안 전비(전기차 연비)는 공인 전비 4.9km/kWh를 크게 웃도는 8.2km/kWh로 측정됐다. 시승 전반에는 성능을 확인하고자 급가속과 고속주행에 중점을 뒀고 후반에는 급가속을 배제하고 최고속도를 시속 90km 이하로 유지한 결과다.
아이오닉5는 초고속 충전기를 사용해 10%에서 80%까지 18분이면 충전할 수 있다. 과충전 방지를 위해 80% 이후부터는 완속 충전된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이오닉5는 초고속 충전기를 사용해 10%에서 80%까지 18분이면 충전할 수 있다. 과충전 방지를 위해 80% 이후부터는 완속 충전된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아이오닉5는 전기차인 탓에 급가속과 시속 100km 내외 고속 주행에서 배터리 소모가 많았지만, 속도를 낮춰 느긋하게 주행할 경우 제법 높은 경제성을 기대할 수 있을 듯 했다.

아이오닉5는 전반적으로 흠잡을 곳이 마땅찮은 전기차지만 흥행에는 외부 요소가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졌다. 전기차는 본계약 체결 후 2개월 이내에 실차를 수령해야 보조금이 지급된다. 생산 차질은 보조금 문제와도 연결되는 중요 이슈다.

또 하나는 초고속 충전소 보급이다. 아이오닉5 배터리 용량은 72.6㎾h로, 소형 전기차들과 비교해 50% 가까이 크다. 초고속 충전기가 설치된 강동 현대EV스테이션에서는 잔량이 49%인 차량을 약 5분 만에 70%까지 충전됐으나, 시청·구청 등에 보급된 공용 고속충전기를 사용한다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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