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시스 노용규 대표 인터뷰
-수소연료 기반 전기 추진 시스템 개발
-선박, 항공 등 폭넓은 친환경 이동 추구

내연기관의 대체용 에너지원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요즘 모빌리티 산업의 화두이자 카드는 바로 '수소(Hydrogen)'다. 에너지가 무궁무진하고 저장성이 뛰어난 데다 유해물질 배출도 없고 순환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즉 친환경 명분이 뚜렷하고 지속 순환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 결과 현재는 상대적으로 대중화에 앞서있는 전기차가 주를 이루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소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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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는 단순히 자동차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이동 전반에 관한 모빌리티 시장 모두에서 활용이 가능한 덕분이다. 특히 무게가 가볍고 효율이 높아 선박, 항공 등 대용량 에너지를 요구하는 이동 수단에 적합하다. 반면 수소를 활용할 때는 정교하게 다뤄야 하고 고도의 복잡한 기술이 전제된다. 아무나 쉽게 생각하고 만들 수 없어 자동차부터 조금씩 대중화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소 세상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주인공이 있다. 제로시스의 노용규 대표(49)다. 연료전지 대중화, 나아가 모빌리티 전반에 수소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특히 노 대표는 지난해 말까지 현대차에서 넥쏘 개발을 주도했던 인물로 유명한데 최근 미국에서 수소전기트럭 개발로 주목받다가 한 순간 신뢰가 떨어진 니콜라와는 전혀 다른 진짜 개발자인 셈이다. 지난 17일 경기도 동탄에 소재한 제로시스 사무실에서 노 대표를 만났다.

노 대표가 창업한 제로시스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수소 기반의 전기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자동차를 포함한 산업용 드론, 중대형 로봇, 소형 선박까지 육해공 통틀어 수소 동력 전환을 이끌어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노 대표는 "일반적인 파워팩은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장시간 동력이 필요한 이동 수단은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수소 연료전지와 같은 큰 에너지 용량을 가진 에너지팩은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로 대화를 열었다. 이를 위해 제로시스는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재 시중에선 배터리 전기와 수소전기차의 비교로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지만 사실 수소는 기존 원유 기반 에너지 패러다임과 경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그의 생각은 수소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보는 시각에 기반한다. 그는 특히 "중대한 변화는 신재생에너지에서 오고 있는데 변동성이 큰 풍력과 태양광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수소는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결국 에너지 전환은 불가피한 흐름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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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에서 넥쏘 수소 전기차 개발 경험이 있는 만큼 노 대표는 글로벌 추세와 시장 규모, 이에 따른 국내 문제도 명확히 설명했다. 노 대표는 우선 연료전지기술의 글로벌 추세는 한국, 일본, 중국이 끌어가는 중인데 특히 중국은 국가 주도로 많은 발전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중국은 유럽과 북미 연료전지 전문회사와 협업해 시스템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얻고 있지만 국내는 시장 체계가 아직 미비하고 개발 측면에서도 구체적인 기준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대표적으로 선박회사는 약 300곳이나 되지만 대부분 추진 기관 및 부품은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때문에 빠르게 기준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소형 선박용 전기추진 솔루션의 방향을 물어봤다. 노 대표는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새로운 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는 넥쏘 개발 때도 절감했던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개발 데이터인데 우리와 같은 엔지니어링 회사가 서로 협력해 많은 설계, 제작, 생산공정, 유지보수, 안전 체계 등의 데이터를 쌓고 이를 토대로 이동 수단 제작사 등과 협업하면 모터기반 추진 선박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마지막으로 제로시스만의 특화된 기술 강점이 궁금했다. 그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제로시스를 창업할 때 함께 했던 이들의 기술 개발 경험이 자산이라는 것. 그는 "제로시스에는 자동차를 포함해 최근 급부상한 항공모빌리티(UAM) 등에서 폭넓은 과제를 수행한 개발자들이 모여 있다"며 "기술은 결국 사람이 개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제로시스는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해 성공적인 첫 걸음을 뗐다. 그리고 힘차게 나아가는 중이다. 노 대표는 사람이 태어나면 유년기, 청소년기, 성년기 등을 거치며 성장하듯 제로시스도 계속 발전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수소의 효율적인 생산 방식 및 수소 파워팩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기술도 이미 확보한 만큼 탄소 제로 사회와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으로 커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