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쌍용차 법정관리 절차 개시
2011년 졸업 후 또 다시 수순
경기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쌍용자동차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15일 결정했다. 이로써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지 10년 만에 또다시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됐다.

쌍용차 내부에서는 불안한 기색을 내비치는 한편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쌍용차 관계자는 "청산보다는 존속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회사 내부에서 불안한 기류가 감도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잘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법정관리가 진행된다고 해서 쌍용차의 생산, 판매, 사후지원(AS) 활동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내놓은 중형 픽업 렉스턴 스포츠&칸의 판매에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 불안해할 순 있지만 사실 사실 쌍용차가 망하는 게 아니고,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해도 비즈니스는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며 "생산이나 판매는 물론 AS도 차질없이 진행중이다. 우려할 수는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전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서경환 전대규 김창권 부장판사)는 쌍용차의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했다. 관리인은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이 선임됐다. 조사위원은 한영 회계법인이 맡는다. 조사보고서는 오는 6월1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법원은 조만간 쌍용차의 존속 또는 청산을 결정짓는 재무구조 실사에 나설 예정이다. 존속으로 결정 나면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채무조정, 구조조정 등 법정관리 절차에 착수한다. 이 경우 법원은 앞서 약속한 대로 법정관리 조기 졸업을 목표로 절차 진행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청산 가치가 더 높다면 생산공장 등 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채권단 채무변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회생절차와 관계없이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 규모가 3700억원에 이르는 점 등을 미뤄 청산 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청산 결정에 따른 대규모 실직 파장까지 감안하면 존속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법원이 공개 매각을 통해 법정관리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쌍용차 인수에는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를 비롯해 6~7개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유력 투자자였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 역시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21일 법정관리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함께 신청했다. 법정관리 개시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이 기간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HAAH와 매각협상을 조기에 마무리 짓겠다는 게 당초 쌍용차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힌드라와 HAAH의 출국으로 계획이 무산됐고, 결국 쌍용차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전회생계획(P플랜)을 준비했다. P플랜은 법원 관리 하에 채무구조를 개선해 법정관리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 짓는 제도다.

다만 P플랜 가동의 관건이었던 HAAH의 투자 결정이 계속 지연되며 이마저도 차질이 생겼다. 법원이 더이상 시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HAAH의 인수 결정도, P플랜도 별 소득 없이 끝났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31일을 HAAH의 투자의향서(LOI) 제출 기한으로 뒀다. HAAH가 해당 날짜까지 LOI 제출을 약속했지만 끝내 답변을 주지 않으면서 쌍용차는 결국 법정관리에 놓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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