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24% 감소…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적어
'벼랑끝' 외국계 車 3사, 1분기 내수 판매 외환위기 이후 최소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국내 판매 실적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각 사 실적자료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는 총 4만3천109대로 작년 같은 기간(5만6천550대)보다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1분기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외환위기였던 1998년(3만1천848대) 이후 23년만에 최소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1분기(4만7천45대)보다도 적다.

외국계 3사는 올해 들어 신모델 출시 소식이 없는데다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한국 시장을 떠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까지 작용해 연초부터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계 3사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벼랑끝' 외국계 車 3사, 1분기 내수 판매 외환위기 이후 최소

특히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차는 P플랜(단기법정관리)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결국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지 못하면서 회생절차 개시 수순에 돌입하게 된 상태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총 1만2천62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1만7천517대)보다 27.9% 감소했다.

지난 2월에는 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사흘밖에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게 되면서 3천 대를 밑도는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은 2월보다 61.1% 증가한 4천306대를 판매했지만, 1분기를 통틀어서는 코란도(2천212대)와 렉스턴 스포츠(4천391대)가 각각 42.5%, 37.2% 감소하는 등 모든 차종의 판매가 작년보다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는 한국GM은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만7천353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기(1만9천44대) 대비 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일블레이저(4천604대)와 이쿼녹스(500대)가 각각 21.3%와 79.9% 증가했지만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 등의 판매가 모두 감소하며 전체 판매 실적을 끌어내렸다.

'벼랑끝' 외국계 車 3사, 1분기 내수 판매 외환위기 이후 최소

르노삼성차는 올해 1분기 1만3천129대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기간(1만9천988대)에 비해 34.3% 감소했다.

QM6는 지난해 11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지만 작년 동기 대비 33.7% 감소한 7천409대가 판매됐고, XM3는 27.4% 감소한 4천94대가 판매됐다.

작년 8월 출시한 전기차 르노 조에는 150대에 그쳤고, 지난해 5월 출시한 소형 SUV 르노 캡처는 399대가 팔렸다.

외국계 3사는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국내 판매량 순위에서 벤츠와 BMW에게 밀려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이 현대차·기아·벤츠·BMW의 4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분간 뚜렷한 신차 계획이 없는 탓에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올해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QM6 부분변경 모델과 XM3를 선보였지만 올해는 기대할 만한 신차가 없다.

한국GM은 전기차인 볼트 EUV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타호 등을 미국에서 수입해 선보일 예정이지만, 대량 판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