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차 ‘아이오닉5’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좌우로 길게 배치된 얇은 전조등, 스마트키를 들고 다가가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손잡이, 가로 50㎝의 거대한 태블릿 기기 같은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등장하는 차가 아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다. 내연기관차를 개조해 배터리를 더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아예 설계 단계부터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이다. 최근 서울 용산 원효로 사옥에서 열린 첫 실물 공개 행사에서 아이오닉 5를 살펴봤다.

○‘SF 영화’ 같은 디자인

'세상에 없던' 전기차…아이오닉5, 넌 누구냐
외관은 단순하면서도 독특하다. 정사각형 픽셀 모양의 라이트를 전조등 후미등 바퀴 등 곳곳에 적용해 사이버틱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사이드미러 자리에 달려 있는 카메라 역시 SF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차체 상단부를 감싸는 듯한 조개껍데기 모양의 ‘클램셸 후드’는 차가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낸다.

아이오닉 5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실내 공간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해 엔진룸 등 불필요한 부분을 없앴다. 3000㎜의 긴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간 거리)를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예컨대 ‘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 기능으로 뒷좌석을 최대 135㎜까지 뒤로 밀면 앞좌석 공간이 확 넓어진다.

○비행기 1등석 같은 운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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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과 조수석 옆의 버튼을 누르면 차 안은 순식간에 침실처럼 변한다. 좌석 등받이가 180도 가까이 펴지고 비행기 1등석처럼 다리 받침대가 올라온다. 천장 블라인드를 걷어내면 루프 전체를 감싸고 있는 유리를 통해 마치 침대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독특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여기에 태양광 충전이 가능한 솔라루프 기능을 더하면 주행 가능 거리를 연간 최대 1500㎞ 늘릴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간 이동도 자유롭다. 주차공간이 비좁을 때 센터 콘솔을 뒤로 밀면 운전자가 조수석으로 이동해 빠져나오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이 밖에 뒷좌석 사운드 볼륨만 낮춰주는 ‘후석 취침 모드’, 모든 좌석의 위치·기울기 등을 기억하는 ‘전 좌석 메모리 시트’ 등의 기능도 갖췄다.

○차량을 거대한 ‘보조배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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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완충 시 주행 가능한 거리는 429㎞(롱레인지 기준)다. 기존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모델이던 ‘코나EV’(406㎞)는 물론 쉐보레 ‘볼트EV’(414㎞), 르노 ‘조에’(309㎞) 등 타사 제품보다 길다. 테슬라의 ‘모델3’(496㎞) ‘모델Y’(511㎞)보다는 다소 짧다. 350㎾급 초급속 충전을 이용하면 18분 안에 10% 남은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5분 충전으로 최대 100㎞를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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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아이오닉 5만의 강점이다. 뒷좌석 밑에 있는 충전 포트로 차 안에서 노트북 등 각종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트렁크 쪽 바깥 충전구를 통해 차량을 거대한 ‘보조배터리’처럼 쓸 수도 있다. 1회 완충 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은 약 50㎾h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나흘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가격은 사전예약 기준 △익스클루시브 5200만~5250만원 △프레스티지 5700만~575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원대 후반에 구매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