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시승, 싱글리덕션으로도 어려움 없이 달려

만트럭버스코리아의 유로6d 트럭 제품군을 완성한 TGS 덤프트럭을 오프로드에서 시승했다. 운행 특성상 길이 아닌 곳을 자주 누비는 덤프트럭만의 능력을 경험해 보기 위해서다. 회사는 차의 능력치를 짧고 굵게 보여주기 위해 포천 레이스웨이에 TGS 덤프가 달릴 수 있는 작은 놀이터를 설치했다. 하지만 TGS에게 이 장소는 생각만큼 긴장감을 주지 못한 것 같다.

[시승]달리는 곳이 곧 길, 만 TGS 510 덤프

TGS 덤프의 외관은 높은 지상고, 헤드램프 커버 등 덤프트럭 특유의 요소 때문에 남성미가 물씬하다. 칼리부 브라운 색상으로 새롭게 칠한 캡은 현장 주변의 흙색과 유난히 닮았다. 도어에 붙은 데칼은 3500이란 숫자로 리타더의 성능(3,500Nm, 약 800마력)을 강조한다. 차체 크기는 길이 8,610㎜, 너비 2,495㎜, 높이 3,470㎜, 축간거리 6,175㎜에 이른다. 17㎥의 용적을 갖춘 적재함은 강성과 부식 방지를 위해 하독스 소재를 썼다. 47도까지 기울일 수 있으며 25.5t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시승차는 실제 현장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적재함 절반을 자갈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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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만의 대형 트럭 중 캡이 가장 작다. 때문에 좌석 뒤편의 침대와 외부 수납함도 마련돼 있지 않다. 그러나 시트 리클라이닝 각도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해 불편함은 적다. 적재함을 들어 올리는 덤프 레버는 운전석 좌측에 배치해 직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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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트럭은 주로 흙, 모래, 자갈, 돌 등을 채취한 곳을 다니기 때문에 오프로드 성능이 필수다. 6×4, 8×4 등의 네 바퀴 구동계를 채택하는 이유다. 구동축에는 원활한 구동을 위해 감속기인 리덕션을 장착하는데, 개수에 따라 싱글과 허브로 나뉜다. 시승차는 싱글리덕션을 채택했다. 싱글리덕션은 510 덤프 중에서도 90% 이상의 절대적인 판매 점유율을 기록한다. 허브리덕션에 비해 오프로드 성능이 낮음에도 현장에서 제 능력을 모두 발휘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현장의 주행 여건이 좋아진 덕분이기도 하다.

오프로드 주행은 저속에서의 큰 토크를 필요로 한다. 이런 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변속 다이얼을 오프로드 모드인 Dx로 돌렸다. TGS 510 덤프의 동력계는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265.0㎏·m의 직렬 6기통 12.4ℓ 엔진과 수동 기반의 12단 자동화 변속기의 조합이다. 유로6c보다 배출가스를 줄였지만 성능은 10마력, 10.2㎏·m가 향상됐다. 에너지 절감 기능을 활용해 연료효율을 최대 4%까지 끌어올린 점도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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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S 510 싱글리덕션에 올라 처음으로 향한 코스는 완만한 경사로다. 오르막길에 오른 육중한 차체와 엔진은 거친 숨소리를 내뿜으며 몸을 푸는 모습이다. 굳이 출력을 많이 쓰지 않아도 손쉽게 올라갔다. 각 구간 사이의 노면은 타이어의 마찰력을 약하게 만드는 흙밭이다. 그러나 짐을 실은 대형 트럭에게는 큰 어려움을 주지 못한 채 먼지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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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모굴 구간은 어지간한 프레임 바디 SUV들도 버거워하는 오프로드 코스 중 하나다. 앞·뒤·좌·우가 다른 노면의 높낮이로 인해 차체가 뒤틀리기 때문이다. 한쪽 바퀴가 붕 떠서 구동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덤프트럭은 큰 차체와 높은 강성, 고중량, 큼지막한 타이어를 앞세워 어렵지 않게 통과한다. 물론 차체의 출렁임은 크지만 자신 있게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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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급경사 코스다. 진입과 함께 속도를 붙여 본다. 이어 전방 시야는 푸른 하늘로 가득찼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각도로 차의 앞부분이 들리기 시작한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1축 타이어가 두 뼘 정도 상공에 매달려 있을 정도다. 2축도 접지력을 잃을 정도로 떠있는 상태지만 3·4축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직진성은 잃지 않는다. 다만 구간 양 옆이 낭떠러지라는 점이 긴장감을 준다. 이어 묵직한 차체 앞이 땅으로 '쿵'하고 떨어진다. 워낙 차가 무거운 탓에 충격이 적지 않지만 에어 서스펜션 시트는 흐트러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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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주행을 마치고 짧게 온로드에 올랐다. 오프로드에 비해 승차감과 제동 성능 등을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온로드 주행 역시 적재함에 자갈이 절반 정도 실려 있었다. 가속은 오프로드보다 확실히 부드럽고 변속 시점도 빠르다. 이따금씩 등장하는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엔 오프로드에서 느끼지 못했던 출렁임이 차체를 지배한다. 그러나 캡 자체의 쿠션과 에어 서스펜션 시트가 편안한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최고 325㎾ 성능의 배기 브레이크는 별도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작동해 감속은 물론, 브레이크 내구성에 도움을 준다. 배기브레이크와 리타더의 합산 제동력은 1,200마력에 이른다. 안전품목은 차선이탈방지 시스템과 정차 후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긴급자동제동 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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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S 덤프가 오프로드에서 보여준 역량은 소비자가 현장에서 필요한 요구와 이를 반영한 결실이다. 하나의 제품을 10여 년 동안 꾸준히 개선해오면서 좋은 트럭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TGS 덤프는 지금 세대의 제품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담은, 현행 만 TG 라인업의 막바지를 알리는 파이널 에디션이라 할 만 하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