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80주년 기념 행사, 도심 오프로드 시승 진행

FCA코리아가 지프 브랜드 80주년을 맞이해 도심 오프로드 시승 이벤트를 열었다. 멀리 떠날 여유가 없는 시민들에게 짧은 일탈과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고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한 것.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시승 행사장은 주차장 넓이의 땅을 오프로드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드라이브 스루 개념을 접목시켜서 짧게나마 오프로드 주행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주행 코스를 모두 극복하면 수제 버거 세트를 얻을 수 있다.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오프로드 드라이브 스루를 직접 경험해봤다.

[르포]놀 줄 아는 지프, 도심 속 오프로드 가보니…

지프 드라이브 스루의 시승차는 오프로드에 최적화한 랭글러, 글래디에이터 두 라인업이다. 모두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극대화한 루비콘 트림으로 준비했다. 이 가운데 시승이 허락된 차는 랭글러 루비콘 기반의 레콘 에디션이다. 레콘 에디션은 전용 레터링 배지와 무광 검정색의 데칼로 후드와 펜더를 장식한 점이 특징이다. 시승의 재미를 위해 지붕은 모두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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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올라 안전띠를 메고 트랜스퍼 케이스를 4L로 설정하는 등 시승 채비를 마쳤다. 그리고 3m 쯤 전진하자 버거 주문을 위한 키오스크가 나타난다. 주문 가능한 메뉴는 A·B 세트 두 가지로, 사이드 메뉴만 다르다. 주문을 마친 후 다시 차를 진행시키면 첫 번째 구간인 우회전 연속 요철이 나타난다. 요철의 높이는 높지 않지만 지면이 진흙인 탓에 미끄럽고 선회를 동시에 하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로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프레임 차체의 랭글러는 덤덤하게 극복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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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코스는 30㎝ 정도 깊이의 잔잔한 물웅덩이다. 그러나 물로 들어가는 경사가 만만치 않다. 다행히 랭글러의 진입각은 최대 36도, 이탈각은 31.4도나 된다. 웬만한 오르막이나 내리막은 다 극복할 수 있게 설계됐다. 물로 향하는 땅바닥은 진흙의 점도가 낮아 앞바퀴가 흙을 짓누르며 수면 아래로 떠내려갈 지경이었다. 그러나 차체와 수면은 금방 평행선을 그렸고 유유히 물길을 갈랐다. 이 차는 약 76㎝ 깊이의 물도 무난하지 않게 건널 수 있다. 미끌미끌한 물에서 올라오는 일도 부담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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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커다란 모굴 코스다. 이 코스는 지그재그로 솟아오른 지면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차체가 뒤틀리기 마련이다. 또한, 차체 하부가 지면에 닿을 수 있어 지상고가 낮은 승용차로는 접근이 어렵다. 여기선 랭글러의 높은 지상고와 전자식으로 바퀴의 좌우 분리가 가능한 스웨이바가 제 기능을 발휘했다. 코스 진입 전에 끊어 놓은 스웨이바는 모든 바퀴를 차체의 각도보다 지면에 안정적으로 닿게 해 구동력 배분이 쉽다. 차체는 지면 굴곡에 따라 출렁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했다. 진흙과 젖은 타이어 때문에 미끄러웠지만 두려움 대신 즐거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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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드라이브 스루의 하이라이트는 급경사 코스다. 25도 수준의 경사도는 표면 마찰력이 작은 철골 구조물인 탓에 안전을 위해 인스트럭터가 운전대를 잡았다. 차는 타이어에 잔뜩 묻어있던 진흙 덩어리들을 털어낸 후 급가속으로 탄력을 받으며 순식간에 구조물에 올랐다. 전방 시야는 하늘과 빌딩으로 가득할 뿐, 차가 발을 디딜 곳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끝나는 곳은 드라이브 스루의 목적지인 버거 수령 부스다. 버거를 받기 위해 길 아닌 길을 60m 정도 차를 타고 온 셈이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라온 만큼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엔 땅바닥이 전방 시야를 꽉 채운다. 차는 앞구르기를 할 것처럼 진행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안정적으로 내려갔다. 시승은 이렇게 5분 정도로 짧게 진행됐다. 그러나 도심 속 오프로드가 주는 쾌감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달고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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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마치고 행사장을 둘러봤다. 지프의 시작을 상징하는 윌리스 지프와 브랜드 80주년 에디션을 적용한 레니게이드, 랭글러,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가 눈에 들어온다. 차들을 보고 있자니 80년 동안 지프의 라인업은 생김새와 적용된 기술이 참 많이도 바뀌었다. 하지만 태생이 도로가 아닌 험지인 만큼 길이 아닌 곳에서 놀고 싶어하는 욕구가 공통적으로 느껴진다. 이번 드라이브 스루가 단순한 시승, 전시 행사가 아닌 놀이터처럼 느껴진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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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프 드라이브 스루는 오는 14일까지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8-2에서 열린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