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M5./ 사진=BMW코리아
BMW 뉴M5./ 사진=BMW코리아
세계적으로 전기차 개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고성능차 개발 행보에도 동시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 흐름에 발맞추면서도 고객층이 꾸준한 고성능차 수요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고성능차 개발 조직 및 브랜드 확대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올해 해치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한 7종에 달하는 고성능차 풀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N 브랜드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마쳤다.
현대차는 고성능 차량에 N 브랜드를 부착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현대차는 고성능 차량에 N 브랜드를 부착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지난달 3일 현대차는 토마스 쉐미에라 상품본부장(부사장)을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겸 고객경험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쉐미에라 본부장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의 북남미 사업총괄 출신이다. 2018년 현대차에 합류해 'i30 N'과 '벨로스터 N'을 고성능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입차 브랜드로는 BMW와 벤츠가 전기차 신차 경쟁에 합류함과 동시에 고성능 브랜드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종의 M 브랜드 모델을 선보인 BMW는 올해 추가로 7종의 차량을 내놓는다. 브랜드 운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고성능 브랜드 M과 기존에 별도로 운영했던 'M 퍼포먼스' 브랜드의 통합 작업도 진행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A 45 AMG 4매틱./ 사진=한경닷컴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A 45 AMG 4매틱./ 사진=한경닷컴
지난해 60.6%의 성장세를 기록한 벤츠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 AMG도 베스트셀링 모델 AMG GT-4 도어 쿠페와 AMG GT R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주력 SUV 라인업에도 'AMG' 배지를 추가해 출시한다. 국내 최초 AMG 전용 전시관도 오픈한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 판매량은 압도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2430만대 가운데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는 82만대로 3.4% 비중이다. 전기차 비중은 이보다 더 적은 0.55% 수준이다.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브랜드의 기술력을 보여주려면 고성능차가 필수적이다. 동시에 내연기관차 특유의 배기음, 고출력 등 운전 재미를 포기할 수 없는 운전자들의 욕구도 만족시킬 수 있다. 전통 브랜드 가치와 정체성을 입증하려면 고성능차 개발은 포기할 수 없는 요소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게다가 기존 차종에 약간의 변형을 거쳐 나오는 만큼 개발비가 절감된다는 이점도 있다. 전기차 개발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고성능차는 판매가격이 비싼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도 업체들이 고성능차를 놓지 못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업종이기는 하지만 업체들이 엄청난 수익성을 노리고 고성능차 개발에 몰두하는 게 아니"라며 "기술력 입증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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