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함양 생산 공장 취재
-섬세하고 체계적인 수작업 공정 눈길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진 결과다. 반면 물 밀듯이 들어오는 중국산 전기버스는 시장 안정에 또 다른 위기를 초례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 도로를 잠식할 경우 값을 크게 올려 폭리를 취할 수 있다는 것.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금 차등 지급과 함께 경쟁력을 갖춘 국산 전기버스의 등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르포]중국산에 맞서는 국산 전기버스 공장 가보니

에디슨모터스는 국내 전기버스 가능성과 성장을 엿볼 수 있는 제작사다. 회사에서 나오는 다양한 전기버스는 검증된 실력과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점유율 정상을 향해 도전 중이다. 국산 전기버스의 탄생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경상남도 함양에 위치한 에디슨모터스 생산 공장을 찾아갔다.

입구에 들어서자 거대한 생산 시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일반 승용차를 만드는 공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레일이 있거나 로봇팔이 차를 만드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신 없이 차를 만들기 보다는 꼼꼼히 점검을 거듭한 뒤 조립하는 모양새다. 생산관리팀 관계자는 차의 크기가 크고 전기 파워트레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대부분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한다고 밝혔다.

첫 단계는 섀시 프레임 제작이다. 그 중에서도 하체를 담당하는 바닥부분 조립이 이뤄졌다. 여기에는 차에 필요한 전선이나 유압계통이 전부 들어간다. 타이어도 하체를 만들면서 바로 장착한다. 이후 껍데기를 씌우는 외관 제작 과정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곳은 여러 공정 중에서도 가장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앞뒤는 물론 양 옆을 지지하는 외부 패널을 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성에 강한 카본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제단과 조립이 핵심 기술로 꼽힌다.
[르포]중국산에 맞서는 국산 전기버스 공장 가보니
[르포]중국산에 맞서는 국산 전기버스 공장 가보니

외관을 만들면서 동력계도 같이 탑재한다. 전기모터와 인버터, 각종 펌프류 들이 차체 뒤쪽에 자리를 잡는다. 단 두 단계만 거쳤을 뿐인데 우리가 아는 버스 형태가 나왔다. 이후 공장 맨 뒷편에 있는 도장 파트로 자리를 옮겼다. 총 9개의 도장 부스에는 목적에 맞게 차체와 외부 패널 도색이 이뤄졌다. 지차체 별로 요구하는 컬러와 무늬가 다르기 때문에 개별 작업으로 오랜 시간 이어진다.

도장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실내를 꾸미기에 들어간다. 먼저 운수사업자 별로 원하는 바닥재를 까는 매트공정을 거친 뒤 외부 유리창을 부착한다. 창틀을 붙이고 각 패널이 맞물리는 테두리도 마감해 실내로 들어가는 빗물이나 습기를 방지한다. 또 기본적인 실내 배선 작업도 같이 진행한다. 특히 전광판을 비롯해 주요 실내 배선의 틀을 잡는 만큼 나름 중요한 공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후 전기버스는 부족했던 실내를 꾸미고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는 공정으로 이어진다. 점점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기둥과 손잡이를 세우고 천장을 깔끔하게 마감하며 에어컨 송풍구도 점검한다. 운전석 역시 대시보드와 전용 시트가 추가됐다. 앞과 옆 문을 설치하고 탑승자를 위한 개별 또는 2인승 가죽 시트를 달면 차는 출고 준비를 90% 이상 마친 상태가 된다.
[르포]중국산에 맞서는 국산 전기버스 공장 가보니

가장 마지막에는 배터리를 얹는다. 에디슨모터스 저상 전기버스의 경우 4개의 배터리 팩이 지붕에 들어간다. 고상 전기버스는 일반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바닥면에 넣지만 저상 전기버스는 서스펜션으로 차체를 낮춰야 하는 만큼 지상고에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총 272㎾h급이며 1회 충전 시 상온에서 최장 386㎞(환경부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충전은 DC콤보 방식으로 두 개를 마련해 동시에 꽂아 충전할 수 있다. 그 결과 완충 시 걸리는 시간은 급속 기준 약 20~30분이면 끝난다. 배터리 팩은 계열사인 '에디슨테크'로 부터 받아 장착한다. 셀은 중국산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국내 브랜드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붕에 배터리까지 얹은 뒤 반대쪽 성능 시험장에서 몇 가지 테스트를 통과하면 저상 전기버스는 세상에 나올 준비를 전부 마치게 된다. 즉 공장 밖으로 나와 출고 절차를 밟고 새 주인을 찾아 떠난다. 저상 전기버스는 생산 초기부터 완성까지 체계적이고 꼼꼼한 생산이 돋보였다. 섬세하고 체계적인 수작업 공정이 눈길을 끌었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운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는 지난해 서울시 시장 점유율 1등은 물론 국내에서도 1위를 다투고 있다. 회사는 안정적인 품질을 바탕으로 올해는 본격적인 수출에 집중할 것이라며 보폭을 넓히는 상황. 경쟁력을 갖춰 국내 전기버스 시장 안정화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함양=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