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85회
△ 벤츠 더 뉴 E클래스 350 4매틱 AMG라인 시승기

▽ 동급에서 경쟁자 없는 압도적 승차감 매력
▽ 우아하면서 젊어진 디자인과 여전한 고급감
▽ 강화된 첨단 기능…조작성은 글쎄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 라인.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 라인.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수입차다. 2016년부터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3만2480대(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가 팔려 왕좌를 지켰다. 벤츠 코리아 판매량의 절반이 E클래스일 정도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E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직접 만나본 더 뉴 E350 4매틱 AMG라인은 '역시 벤츠'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고급스런 승차감을 갖춘 차량이었다. 저속에서도 고속에서도 흔들림이나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구름 위를 달린다'는 벤츠 특유의 승차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우선 외관은 기존 E클래스에서 크게 달라졌다. 벤츠의 최신 디자인이 적용되며 먼저 출시된 A클래스와 유사해졌다. 주간주행등(DRL)은 두 줄에서 한 줄로 줄었고 헤드램프는 약간 짧고 동그란 디자인으로 변했다. 밤하늘 별처럼 찍힌 라디에이터 그릴 장식 가운데 큼지막한 삼각별도 자리잡았다. 중후한 멋은 줄어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을 듣지만, 짧은 헤드램프 탓인지 어딘가 귀엽다는 느낌도 들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측면.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측면.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측면은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물론, 벨트라인에서도 매끄러운 곡선이 강조돼 우아함이 느껴졌다. 후면부는 이전 모델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테일램프를 트렁크 안쪽까지 연장해 보다 안정감을 줬다.

실내도 스포티한 느낌보다는 고급감과 우아함을 살리면서 첨단 기능을 늘리는 데 초점을 둔 모습이었다. 스티어링 휠은 신형 터치식으로 변경됐다. 기본적으로 3포크 형태이지만 각 포크 부분이 둘로 갈라져 있다. 버튼도 터치식으로 바뀌었는데, 쉽게 적응하기 어려웠다. 터치식인데다 민감하게 작동하는 탓에 자율주행 기능 작동이나 음량 조절 등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실내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실내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디지털 클러스터와 메인 디스플레이가 이어진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화면 두 개로 커졌다. 화면이 커진만큼 다양한 정보를 시원하게 보여줬다.

길을 헷갈리기 쉬운 갈림길에서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가야 할 방향을 화살표로 알려줬다. 갈림길이 멀리 있을 때는 작은 화살표가 나타나다 가까워지면 큰 화살표가 나타나 방향을 지시하기에 복잡한 길에서도 헷갈릴 일이 없었다.

다만 인포테인먼트인 MBUX에서 음성인식을 통해 목적지를 설정하는 과정에서는 차량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한계도 보였다. 기능을 활성화하고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안내해줘"라고 말했지만 알아듣지 못하거나 엉뚱한 기능을 작동시키는 상황이 반복됐다. 시승차는 MBUX가 오프라인 상태로 작동해 정확도가 낮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헤드업 디스플레이 작동 모습과 스티어링 휠, 뒷좌석 공조기와 AR 내비게이션 작동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헤드업 디스플레이 작동 모습과 스티어링 휠, 뒷좌석 공조기와 AR 내비게이션 작동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뒷좌석은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여유로웠다. 착좌감에서 흠 잡을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었다. 벤츠 특유의 고급감도 뒷좌석에 앉으니 더욱 잘 느껴졌다. 트렁크는 상당히 넓고 깊었다. 다만 입구가 약간 좁아 큰 짐을 넣을 때는 주의가 필요할 듯 했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묵직한 차체 무게가 느껴졌다. 가속은 다소 느렸고 즉응성도 부족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반 박자에서 한 박자 늦게 반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E350 4매틱 AMG라인의 공차중량은 1920kg이며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은 299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이다. 48V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인 EQ부스트가 장착돼 출발이나 가속 때 출력 22마력, 토크 25.5kg.m를 더해 주지만 2t에 달하는 차량을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가속하기는 부족한 듯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뒷좌석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뒷좌석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대신 E350 4매틱 AMG라인은 출발부터 고속에 이르기까지 흔들림이나 소음이 없는 정숙한 승차감을 유지했다.

다른 브랜드의 동급 차량들은 작게나마 엔진음이 유입되거나 약한 진동이 있는 등 승차감에 있어 한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E350 4매틱 AMG라인은 결점이 없는 승차감을 보여준다. 도로의 이음새나 약간 파손된 부분을 지나도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았고 제법 높은 과속방지턱도 일말의 소음·충격 없이 부드럽고 조용하게 넘어갔다. 1억원을 호가하는 여느 차량들과 비교해도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만한 승차감이었다.

앞서 가속력이나 즉응성이 부족하다고 했지만 페달을 깊게 밟으면 모두 개선된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는 경우에도 질주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 다만 이럴 경우 100점 만점에 100점이 아깝지 않던 승차감이 크게 훼손됐다. 고요했던 실내가 엔진 소음으로 차고 진동도 발생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뒷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E350 4매틱 AMG라인 뒷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이 경우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서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연비에서는 자꾸만 눈을 피하게 됐다. 승차감 중시 주행을 했을 땐 평균 10.2km/L 수준을 유지하던 연비가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1.0km/L 수준까지 떨어졌다.

물론 모든 차량들이 급가속 상황에서 연비가 매우 낮아지지만, 보통은 그래프 등으로 보여주기에 그 충격이 크지 않다. E350은 극악을 향하는 연비를 명확한 숫자로 보여주는 탓에 페달을 밟을 때 마다 실시간으로 환경을 파괴한다는 죄악감을 느껴야 했다.

E350 4매틱 AMG라인은 젊어진 디자인에 수준 높은 고급감, 동급에서 경쟁자가 없는 승차감을 갖춘 차량이었다. 소중한 가족 등 뒷좌석에 누군가를 태우고 안전하게 주행해야 한다면 가장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350 4매틱 가격은 AMG라인 에디션 8380만원, 아방가르드 8480만원, AMG라인 8880만원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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